삼성·LG 차세대 사업 관련 학계인사 중용 현대車는 前노동경제학회장 사외이사로 SK·GS·한화 경영전문가 선호 뚜렷

소송 등 소비자리스크 노출된 유통업계 사정기관 영입통해 경영 변수에 대비 사외이사제도의 도입 취지는 대주주의 독단 경영과 전횡의 예방이다. 이 때문에 도입 당시에는 전문성보다는 독립성에 무게중심이 실렸다. 하지만 최근 이사회 중심 경영이 정착되면서 이사회를 구성하는 사외이사의 전문성이 중요한 자격요건이 되고 있다.

중요한 의사결정이 이사회에서 이뤄지고 사외이사의 찬성 여부가 안건의 가부를 결정짓게 된 만큼 사업 분야와 업무에 대한 충분한 이해도가 필요하다. 아울러 주요한 의사결정과정에서 해당 분야 전문가로서 조언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사회 과반 넘어…전문성 필수=최근 경제민주화 바람을 타고 구속 등 ‘오너 리스크’를 겪은 기업들이 많다. 지난해 11월에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 바뀌어 3월부터 연봉 5억원이 넘는 상장사 등기임원은 보수를 공개해야 한다. 소득이 드러나기를 꺼리는 일부 총수에게는 꽤 껄끄러운 법 조항이다. 이래저래 등기이사에서 물러나는 오너들이 많아지면서 이사회의 역할이 커지고, 사외이사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기업의 주요 경영전략을 이해할 수 있는 전공 분야의 교수나, 풍부한 경영 경험을 갖춘 전문경영인 출신이 인기다.

삼성전자는 김한중 전 연세대 총장이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김 전 총장은 의사 출신으로, 삼성의 신수종 사업들인 바이오제약, 의료기기 분야와 무관하지 않다. 삼성크레듀의 경우 황대준 성균관대 정보통신공학부 교수가 사외이사다. 황 교수는 한국교육학술정보원장,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사무총장을 지낸 대표적인 교육 전문가 중 하나다.

현대자동차 사외이사인 남성일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노동경제학회장을 지낸 대표적 노동경제학자다. 노사 문제는 현대차 경영에 있어 최대 변수 가운데 하나다. 현대모비스는 기계공학을 전공한 이우일 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 상임대표(전 서울대 공과대학장)를 영입했다.

LG그룹도 차세대 사업과 관련한 사외이사가 많다. LG화학 사외이사인 오승모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는 산업자원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차세대전지성장동력사업단장을 지냈다. LG디스플레이 사외이사인 장진 경희대 정보디스플레이학과 석학교수도 해당 분야 전문가다.

전직 최고경영자(CEO)나 경영학 교수를 사외이사로 영입한 사례도 많다. SK그룹의 경우 주요 계열사인 SK텔레콤은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재영 성균관대 경영학부 명예교수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할 예정이다. 경제기획원 출신인 김영주 전 산업자원부 장관도 SK이노베이션의 사외이사로 포진해 있다.

GS그룹과 한화그룹의 경우도 사외이사로 경영 전문가들을 대거 기용하고 있다. GS의 지주회사인 (주)GS는 김우석 전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이, 한화 주요 계열사인 한화케미칼은 이진규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가 각각 사외이사다.

▶ ‘소비자 리스크’ 많은 유통업계, 사정기관 출신 내세워=유통업계는 최근 주총 시즌을 맞아 주료 사정기관 출신 인사를 대거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제품이 소비자들과 직접 연결되기 때문에 자칫 발생할지 모르는 소송 위험 및 규제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사정기관 관계자들의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모습이다.

CJ그룹 지주회사 (주)CJ는 주총에서 신임 사외이사로 강대형 전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을 내세울 계획이다. 그는 공정위 총괄정책과장ㆍ소비자보호국장을 비롯해 독점국ㆍ경쟁국ㆍ정책국 등 주요 요직을 두루 거쳤다.

KT&G도 지난 7일 정기 주총에서 박동열 전 대전지방국세청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신임 박 이사는 중부지방국세청 조사1국, 서울지방국세청 감사관, 대구지방국세청 조사2국, 서울지방국세청 조사3국 등을 거치며 국세청에서 잔뼈가 굵었다.

롯데푸드도 주총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위생심의위원회 위원, 국무총리실 식품안전정책위원회 전문위원 등을 거친 정명섭 사외이사를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들은 해당 분야에서 수십년을 근무한 전문가로, 기업 경영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해 사외이사로 선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신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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