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국내 주식시장이 글로벌 경기회복 기대감과 대내외 불안 속에서 갈피를 못잡고 있다.

미국과 중국, 유럽의 경기 선행지표가 회복세를 나타내면서 국제 원자재값이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는 반면 북한의 3차 핵실험과 유로존 정치불안, 제2차 엔저 충격 가능성 등 호재와 악재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2월 내내 상승쪽 방향이 제한된 가운데 하방경직성을 시험받는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경기회복 기대감은 여전=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공급자관리협회(ISM)는 지난 1월 비제조업 ISM지수가 55.2로, 경기확장 기준선인 50을 웃돌았다. 지난해 12월 55.7보다는 낮지만 시장 예상치 55를 넘는 수준이어서 경기회복 기대감은 이어지고 있다.

G2(미국+중국)의 한 축인 중국 경기도 회복세다. 1월 중국 HSBC 서비스업 구매자관리자지수(PMI)가 전월비 2.3포인트 상승한 54.0을 기록하며, 2012년 9월 이후 최고치로 올라섰다. 중국 물류구매연합회(CFLP)가 발표한 1월 서비스업 PMI 역시 전월비 0.1포인트 상승한 56.2로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로존의 1월 제조업 PMI도 48.6을 기록, 기준선인 50을 넘지는 못했지만 3개월 연속 상승하며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로존의 1월 경제기대지수도 전망치를 웃돌아 경기회복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경제지표가 개선되면서 주요 원자재값이 상승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국제원자재가격(CRB)지수가 302.91로 지난해말보다 2.5% 올랐다. 원자재 가운데 니켈과 주석은 같은 기간 각각 8.8%, 6.6% 올랐으며 원유와 납, 아연, 구리 등도 4% 이상 상승했다.

김영정 우리선물 연구원은 “경기 회복 전망이 원자재 가격 변동에 중요한 요소”라며 “특히 원유는 세계 경기 회복 측면에서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내외 악재…불안보다는 경계수준=반면 미국 시퀘스터(연방정부 예산 자동 감축) 협상과 유로존 정치불안, 제2차 엔저 충격, 북핵실험 등의 불안요인이 국내 증시의 발목을 잡을 전망이다.

유로존은 라호이 스페인 총리 등 정·재계 거물들이 연루된 불법 정치자금 의혹과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전 총리가 재산세 반환과 세금 사면을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시장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2006~2011년 이탈리아 중앙은행 총재로 재임 당시 자산규모 3위 은행인 몬테 데이 카스키 시에나(MPS)의 파생상품 거래손실 은닉에 책임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ECB의 은행감독기구 합의 자체가 무산될 위험이 높아졌다. 유럽 최대은행인 도이체방크의 4분기 손실 악화와 프랑스 3위 은행인 크레디크 아그리꼴의 영업권 상각 등 은행 문제도 재차 불거지고 있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일부 유럽국가들의 정치 이슈가 글로벌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심각한 위협요인으로 부상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며 “유럽 변화에 주의가 필요하지만 경계 이상의 과도한 비관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최근 국내 증시와 기업 실적의 발목을 잡았던 엔화 약세도 불안감을 더하고 있다. 시라카와 마사아키 일본은행 총재가 조기 퇴진을 선언하면서 아베 정권이 강력한 국채매입을 통해 2차 엔저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원은 “일본은행 총재의 예상외 조기 퇴임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는 이번 주말 예정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에서의 선진국 태도가 1차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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