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민주화와 같은 시스템 개혁이나 막대한 재원을 필요로 하는 복지는 일단 경기를 살린 후 추진하는 것이 맞다. 따라서 최근 여당 내부에서 논의되고 있는 추경 편성이나 부동산 시장 활성화 방안은 새 정부가 출범하면 속도감 있게 추진될 필요가 있다.
지구촌 경제가 새해 들어 활기를 띠고 있다. 미국은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야당인 공화당과 ‘재정 절벽’을 막기 위한 협상에 성공해 최악의 상황을 모면한 후 경기지표도 살아나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를 초래한 진앙인 주택 경기가 호전되고 있다. 2011년에 300만가구를 웃돌던 미국의 주택 재고량은 1년 새 200만가구 수준으로 줄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새 성장동력으로 셰일가스 등 에너지산업을 대대적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시대가 개막된 중국도 연착륙에 성공하는 모습이다. 계속 하강 곡선을 그리던 중국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3분기 7.4%로 바닥을 치고 4분기에 시장 전망을 웃도는 7.9%로 반등했다. 올해는 8%대 성장이 무난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일본은 지난해 12월 총선에서 집권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신임 총리가 불도저식 엔화 약세 정책을 밀어붙이면서 수출기업들이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잃어버린 20년’이라 불리는 장기불황에서 탈출하기 위해 환율 전쟁을 촉발시켰다는 거센 비난에도 두 눈을 질끈 감고 달려가고 있다.
지난달 말 열린 다보스포럼에서 세계 경제가 최악은 벗어났다는 진단이 나온 배경이다. 하지만 최악을 벗어났다는 것이지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들어간 것은 아니다. 미국의 재정적자와 부채, 통화전쟁의 부작용 등 곳곳에 뇌관이 도사리고 있어 앞으로가 중요하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한국 경제 상황도 다르지 않다. 제조업 경기를 나타내는 광공업 생산이 작년 9월 이후 넉 달 연속 증가했다. 경기심리지수도 호전되고 있다. 경제 심리가 긍정적인 가장 큰 이유는 차기 박근혜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다. 재집권에 성공한 오바마 대통령과 중국ㆍ일본의 새 지도자가 힘 있게 경제 살리기에 나섰듯, 우리 기업과 국민도 새 정부가 어떤 경제정책을 펼칠지 기다리고 있다. 박근혜 차기 대통령의 핵심 경제 공약은 일자리 창출, 경제 민주화, 한국형 복지 확립이다. 제대로 된다면 성장과 복지가 선순환할 수 있는 탄탄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문제는 어디서 첫 단추를 꿸 것이냐 하는 것이다. 기초 체력을 튼튼히 한 후에 수술을 하듯 경제민주화와 같은 시스템 개혁이나 막대한 재원을 필요로 하는 복지는 일단 경기를 살린 후 추진하는 것이 맞다. 따라서 최근 여당 내부에서 논의되고 있는 추경 편성이나 부동산 시장 활성화 방안은 새 정부가 출범하면 속도감 있게 추진될 필요가 있다. 특히 부동산 시장은 더 이상 고꾸라지면 금융권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 가장 확실한 하우스푸어 대책은 집값 안정이다. 집값을 현 수준에서 유지하면서 거래를 활발히 할 수 있는 적극적인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일자리 창출을 위한 청사진도 새 정부 출범과 동시에 제시해야 한다. 총리 인선 난항으로 경제부총리 선임도 지지부진하지만 인수위 차원에서라도 대내외적으로 믿음을 줄 수 있는 비전을 마련해야 한다. 경제의 회생 여부는 결국 박근혜 리더십에 달려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