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개념배우’ 유아인(26)의 소신발언이 네티즌을 울렸다. 이번엔 정치적 발언이 아니었다. 보육시설 아동의 불평등한 급식비에 반대하는 캠페인에 7700만원을 기부하며 남긴 글이었다. 이 글은 유아인 또래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으며 감동과 자기반성을 동시에 불러오고 있다.

유아인은 지난 28일 자신이 직접 쓴 메일과 함께 7700만원을 아름다운 재단에 기부했다. 아름다운 재단은 이에 29일 트위터와 홈페이지를 통해 유아인의 기부소식을 전하며 그가 보낸 메일 전문을 함께 공개했다. ‘나는 아이들의 불평등한 식판에 반대합니다’라는 내용을 담은 메일이었다.

이 메일에서 유아인은 “아동생활 시설 급식비 1420원에 반대합니다. 올해 100원 올린 1520원짜리 식단에도 역시 반대합니다”라면서 “사치스러운 식단을 만들어주지는 못할지라도 아동생활시설 아이들이 끼니마다 적정 단가 수준의 식단을 지원받고 충분한 영양을 섭취할 수 있도록 우리가 도와야 합니다”라는 취지의 글을 전했다.

특히 유아인은 이 글의 서두에서 “몰래 하는 것도 좋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알게 하고 또 따라하게 할수록 좋은 것이 기부라고 생각합니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성서적 기부관을 가진 모든 분들의 생각을 존중하지만 보다 젊고 진취적인 기부문화를 만들어가는 것도 젊은 연예인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소신을 밝히며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유도하기도 했다.

유아인이 보낸 이 글이 공개되자, 총선과 대선정국 동안 정치적 발언으로 다소 화살을 맞기도 했던 그의 행동에 네티즌들이 입을 모으며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자신의 말과 행동에 책임을 질 줄 아는 젊은 배우”, “실천하는 청춘”이라는가 하면 “우리 20대는 불평과 분노에 치우치느라 다른 사람을 돌아볼 여유가 없었는데 유아인의 글과 행동에 내 자신이 부끄러워진다”는 자기반성을 담은 반응도 줄을 잇고 있다.

유아인은 더불어 자신의 트위터에도 “0.13프로 남았네요. 이루어지지 않을것 같던 기적이 눈앞에 있습니다. 잠시만 머물러 동참해주세요. 5분의 시간과 조금의 정성이면 충분합니다”라는 글로 많은 트위터리안들의 캠페인 참여를 독려하기도 했다.

유아인의 기부로 화제가 된 이 캠페인은 아름다운 재단이 진행, 보육시설 아동들이 ‘건강하고 문화적인’ 최저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적정 급식단가 3500원 수준의 급식비를 지원하자는 캠페인이다. 유아인이 트위터를 통해 글을 남긴 당시 모자랐던 0.13%는 현재 모두 채워져 100%를 달성했다. 모금액은 3억5646만6212원이고, 유아인은 이 가운데 22%인 7700만원을 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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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은 유아인이 보낸 이메일 전문.

몰래 하는 것도 좋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알게 하고 또 따라하게 할수록 좋은 것이 기부라고 생각합니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성서적 기부관을 가진 모든 분들의 생각을 존중합니다만 보다 젊고 진취적인 기부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 또한 사회 공헌 의지를 가진 젊은 연예인들이 해야 할 일 아닐까요?

유명인의 기부와 관련한 기사에 달리는 ‘고작 그것뿐이냐’, ‘이미지 관리용이다’ 같은 악성 댓글을 기부자 스스로가 두려워해서는 안 될 일이지요. 좋은 일의 가치는 누가 그 일을 어떻게 평가하느냐가 아니라 ‘뜻’이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에 얼마나 잘 전달되느냐 하는데 달려있습니다.

유명인은 기부를 부끄러워하는 것이 아니라 보람을 느끼고 그 일을 널리 알려 더 많은 사람들이 뜻 깊은 일에 동참하게 하는 시너지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것이 제가 생각하는 선진 기부 문화이고, 좋은 뜻을 가지고도 주저했던 저와 같은 많은 분들이 이제는 주저 없이 그러한 기부 문화를 만드는 일에 동참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이미 좋은 일에 앞장서신 선배님들의 발꿈치에라도 따라가고자 애쓰는 저처럼 많은 분들이 그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선의를 가지고 행동하건 행동함으로써 선의를 갖게 되건 기부라는 행동은 그 자체로 사회의 음지를 밝히는 등불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꼭 기부와 연결되지 않더라도 유명인의 움직임이 사회 곳곳의 불편과 불행에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킨다면 그것만으로도 틀림없이 가치 있는 일 아닐까요.

나는 아동생활시설 급식비 1420원에 반대합니다. 올해 100원 올린 1520원짜리 식단에도 역시 반대합니다. 사치스러운 식단을 만들어주지는 못할지라도 아동생활시설 아이들이 매끼니 적정단가 수준의 식단을 지원받고 충분한 영양을 섭취할 수 있도록 우리가 도와야 합니다.

우선은 시민예산이 그 모자람 채워주고 나아가 국민의 세금으로 이뤄진 정부예산이 그 일을 해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보다 더 나은 삶을 추구하는 복지를 외치기 전에 기본도 누리지 못하는 아이들의 삶을 돌아보는 일이 선행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이웃 아이들을 돕고도 나는 기름진 삼겹살로 외식할 수 있을 만큼의 충분한 행운아입니다.

그런 나의 행운이 소외받는 아이들의 의도치 않은 불행에 나누어져 조금이라도 가치 있게 쓰이기를 바랍니다. 나는 부자이길 원하고, 성공하길 원하고, 사랑받기를 원하는 그런 평범한 사람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나는 내가 가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름다운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름다운재단과 만나게 되어 기쁩니다. 아름다운재단을 통해 아름다운 아이들과 만나게 되어 더욱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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