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말 고틀리프 다임러는 공장을 짓고 신제품이 대중의 인기를 끌 때 사랑하는 아내에게 엽서를 보냈다. 그는 엽서에 삼각형 별을 그려놓고는 “언젠가는 이 별이 우리 공장 위에 찬란하게 빛날 것이오”라고 적었다. 다임러가 먼저 죽고 형제처럼 지내던 열 살 아래 다른 공장주 칼 벤츠가 다임러 사를 인수합병해 사명을 다임러벤츠로 바꾸었을 때 이 삼각별은 벤츠 사 심볼이 되었다.

메르세데스는 에밀 옐리네크라는 다임러 사 국제딜러의 딸 이름이다. 옐리네크는 경주대회에 나가면서 차에 자기 딸 이름을 붙였고, 그가 우승하면서 다임러 사 자동차는 유럽은 물론 미국에까지 널리 알려졌다. 다임러 사의 브랜드 ‘메르세데스’는 나중에 메르세데스벤츠라는 법인명에까지 채택된다.

캐딜락은 정비사 출신인 헨리 릴런드가 미국 디트로이트에 자동차회사를 세울 때, 디트로이트를 자동차의 메카로 만든 산파였던 노드캐딜락경의 이름에서 차용해온 브랜드다.

‘자동차의 제왕’으로 불리는 롤스로이스는 창업자인 찰스 스튜어트 롤스와 프레드릭 헨리 로이스의 성을 조합한 것이다. 푸조는 자동차 등 산업과 금융그룹의 창업자였던 푸조 가문의 이름을, 혼다는 창업부 혼다 소이치로의 이름을 그대로 따온 브랜드명이다.

사람만큼 스토리가 많은 대상이 있을까. 그래서 외국에는 인명을 본뜬 관광, 예술, 산업 브랜드가 참 많다. ‘우리나라 차명은 왜 외국어뿐일까’라는 게 7일 서울모터쇼 폐막을 지켜보면서 느낀 언저리 소회다. 차든 도로든 인명 브랜드를 붙이고 현인의 자취를 되새김으로써 존경할 사람이 많아지는 것도 사회를 건강하게 한다. 존경에 인색한 건지, 존경할 사람이 적은 건지 잠시 생각해보자.

함영훈 미래사업본부장/


abc@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