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훈 미래사업본부장] 19세기말 고틀리프 다임러(Gottlieb Daimler, 1834~1900)는 공장을 짓고 새로운 제품이 대중의 인기를 끌 때 사랑하는 아내에게 엽서를 보냈다. 그는 엽서에 삼각형 별을 그려놓고는 “언젠가는 이 별이 우리 공장 위에 찬란하게 빛날 것이오”라고 적었다. 일만 하느라 집안을 돌보지 못한 미안함도 묻어난다.
형제처럼 지내던 다른 공장주 칼 벤츠(Karl Friedrich Benz, 1844~1929)가 1885년 세계 최초로 가솔린 엔진 개발에 성공해 3륜차 페이턴트 모터바겐<사진>에 장착하자, 이듬해 다임러는 부인의 생일 선물용이던 마차를 개조해 ‘벤츠 표 휘발유 엔진’을 단 4륜 자동차를 세상에 처음 내놓았다. 각고의 노력 끝에 벤츠의 만하임 기계공작사는 물론 자신의 회사도 욱일승천의 도상에 있던 때, 다임러의 이 엽서는 전해졌다. 다임러가 먼저 죽고 10년 후배뻘인 벤츠가 다임러사를 인수합병해 사명을 ‘다임러 벤츠’로 바꾸었을 때 이 삼각별은 벤츠의 심볼이 되었다.
메르세데스는 에밀 옐리네크(Emil Jellinek)라는 다임러사 딜러 겸 외교관의 딸 이름이다. 옐리네크는 경주대회에 나가면서 차에 자기 딸 이름을 붙였고, 그가 우승하면서 다임러사 자동차는 유럽은 물론 미국에 까지 널리 알려졌다. 다임러사의 브랜드 ‘메르세데스‘는 나중에 ’메르세데스 벤츠‘라는 법인명에 까지 채택된다.
캐딜락은 정비사출신인 헨리 릴런드(Henry Leland)가 미국 디트로이트에 자동차 회사를 세울 때, 디트로이트를 자동차의 메카로 만든 산파였던 노드 캐딜락(Nothe Cadillac)경의 이름에서 차용해온 브랜드이다.
’자동차의 제왕‘으로 불리는 롤스로이스는 창업자인 찰스 스튜어트 롤스(Charles Stuart Rolls)와 프레드릭 헨리 로이스(Fredrick Henry Royce)의 성을 조합한 것이다.
푸조는 자동차 등 산업과 금융 그룹의 창업자 였던 푸조(Peugeot) 가문의 이름을, 혼다는 창업부 혼다 소이치로(本田宗一郎, Honda Soichiro)의 이름을 그대로 따온 브랜드명이다.
드넓은 우주에서 사람 만큼 스토리가 많은 대상이 있을까. 그래서 외국에는 인명을 본 딴 관광,예술,산업 브랜드가 참 많다. ‘우리나라 차명은 왜 외국어 뿐일까.’ 7일 서울모터쇼 폐막을 지켜보면서 느낀 언저리 소회이다.
차든 도로든 인명 브랜드를 붙이고 현인의 자취를 되새김으로써 존경할 사람이 많아지는 것도 사회를 건강하게 한다. 존경에 인색한 것인지, 존경할 사람이 적은 것인지, 아니면 체면 때문인지 곰곰히 생각해보자.
선친 정주영 회장으로부터 꾸중을 들어가며 기름 떼 묻은 손으로 기계 정비부터 배워, 오늘날 현대ㆍ기아차를 세계 4강의 반열에 올린 정몽구 회장의 ‘JMK브랜드’도 나올 때 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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