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중국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들의 한숨 소리가 커지고 있다. “호시절은 끝났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혁신의 대명사로 불리는 애플의 굴욕이 다국적 기업의 수난을 잘 설명해 준다. 국영 언론과 정부가 나서 애플이 중국 소비자들에게 서방 국가들보다 열악한 조건의 품질보증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고 공세를 퍼붓자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결국 지난 1일 중국 소비자들에게 공개 사과했다. 팀 쿡은 중국 언론이 지적한 문제들을 즉각 시정 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중국은 애플의 미국에 이은 2대 시장이다. 이번 일로 애플이 어느 정도의 타격을 입었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중국의 소비자 파워가 오만한 애플의 콧대를 꺾은 것만은 확실하다.

애플 뿐이 아니다. 중국에 합자회사를 갖고 있는 독일 자동차 폴크스바겐은 지난달 20일 자사 제품 38만4181대를 리콜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국영 방송인 CCTV가 폴크스바겐이 일부 모델에서 품질 기준 이하의 기어박스를 사용함으로써 가속에 문제를 일으키고 사고 우려가 있다면 안전문제를 제기하면서다.

이번 리콜 조치로 폴크스바겐의 자동차 생산 원가는 6억1800만달러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폴크스바겐의 지난해 중국 판매는 전년 대시 25%나 급증했다. 중국은 전체 해외 판매의 28%를 차지하고 있는 중요한 시장이다.

지난해 말에는 다국적 패스트푸드 기업인 KFC와 맥도널드가 중국시장에서 곤욕을 치렀다. 중국 언론이 중국 KFC와 맥도널드에 공급된 일부 닭이 동물에게 금지된 약물을 포함해 18종 이상의 항생제가 섞인 사료를 먹고 ‘속성 사육’됐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다.

지난 수년 동안 많은 글로벌기업은 중국의 잠재력에 이끌려 투자를 확대해왔다. 그리고 중국은 이미 이들에게 중요한 시장이 됐다. 하지만 이제 더이상 중국은 다루기 쉬운 시장이 아니라는 현실에 직면했다.

다국적기업들은 서둘러 중국 전략을 바꾸기 시작했다.

중국에 40개가 넘는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코카콜라가 대표적인 사례다. 코카콜라는 그동안 불법지도 제작 혐의, 인체에 무해한 염소 함유 논란 등 중국에서 수차례 곤욕을 치렀다.

이를 겪은 후 코카콜라는 중국 현지 식품안전감독관리기관과의 스킨십을 강화했다. 중국 현지 공장에 정부를 상대로 한 홍보 담당자를 배로 늘리고, 국영 언론과 지방관리를 어떻게 상대하는지 특별 훈련을 시켰다. 정부 관계자들을 초청해 공장을 견학시키는 이벤트도 실시했다.

월마트는 자사를 홍보하고 중국 소비자들과 가까워지기 위해 소셜미디어를 관리하는 직원을 따로 고용하기도 했다. 중국에 있는 미중 무역 전국위원회 회장인 파이퍼 스토버는 “다국적 기업들이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 즉각 해결하는 방법을 찾는데 점점 더 많은 노력을 기울기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단히 변화하는 중국 내 정치적 요소도 외자기업에 위험스런 요인이다.

지난해 11월 시진핑(習近平) 정권이 들어선 후 중국 정부는 부패척결을 강력하게 밀어부치고 있다. 중국 공직사회의 부정부패와 뇌물 척결로 명품 시장이 된서리를 맞았다. 위스키업체인 페르노리카, 영국 명품 브랜드 버버리, 홍콩 보석브랜드 저우다푸(周大福ㆍChow Tai Fook) 등은 모두 최근 매출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한희라 기자/


hanir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