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재산분할 어떻게?
결혼 8년차 가정주부 A(38) 씨는 남편의 외도를 더는 참을 수 없어 지난해 이혼을 결심했다. 세칭 ‘오피스와이프’와 부적절한 관계에 빠진 남편에게 몇 번이나 이혼을 통보했지만 싹싹 빌며 기회를 달라는 남편에게 매정하기는 힘들었다. 그렇게 1년여를 참고 참았지만 부부관계는 회복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혼을 마음먹은 순간부터 새로운 문제들이 닥쳤다. 위자료는 얼마로 할 것인지, 재산 분할은 어떻게 할 것인지 하는 문제들이다. 위자료는 결혼 파탄의 책임이 있는 쪽이 그 배우자에게 지급하는 손해배상금의 일종이다. A 씨는 남편에게 결혼 파탄의 책임이 있다는 점을 법원에 증명하기 위해 남편에 대한 나쁜 기억들을 총동원해야 했다. 출장 간다고 속이고 불륜 상대와 여행을 떠난 일부터 아이가 아플 때 무심했던 일을 비롯해 갖은 시시콜콜한 기억을 서면에 빼곡히 채워 정리했다. 남편에 대해 남은 일말의 애정마저 식어버렸다. 드라마에서 보던, 헤어지고도 쿨한 부부관계란 얼마나 비현실적인가 절실히 깨달았다.
그렇게 해서 A 씨가 남편에게서 받아낸 위자료는 2000여만원. 법원은 이혼 유책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와 정도, 결혼관계, 파탄의 원인과 책임, 배우자의 연령과 재산 상태, 결혼 기간, 나이 등의 사정을 모두 감안해 직권으로 정한다. 위자료는 객관적으로 산정하기 어려운 정신적인 손해에 대한 것이지만 절대다수가 1000만~5000만원 선에서 결정된다.
재산 분할 과정에서도 부부는 치사해졌다. 전세금 2억원에 예금이나 빚 등을 모두 고려해보니 나눌 수 있는 돈은 3억원 정도였다. A 씨는 자신이 해온 혼수금액이며, 결혼할 때 가지고 있던 재산, 가사와 양육을 전담했던 점을 꼼꼼하게 계산했다. 재산을 빼돌리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남편 역시 만만치 않았다. 부부는 아주 적은 돈에도 티격태격했다.
재산 분할은 결혼 중에 부부가 함께 만든 재산만 대상이 될 수 있다. 결혼 전에 가지고 있던 재산이나 부부 한쪽이 부모로부터 상속ㆍ증여받은 재산은 부부가 함께 이룬 재산이 아니므로 재산 분할 대상이 되지 않는다. 다만 결혼 전에 소유한 재산이나 상속ㆍ증여받은 재산이더라도 오랜 시간 결혼생활을 하는 동안 그 재산이 잘 유지됐다면, 부부가 함께 재산을 관리하려고 노력한 것이 인정돼 일정 부분 재산 분할 청구를 할 수 있다. 시부모에게서 20년 전 상속받은 재산도 배우자가 그 재산을 유지하는 데에 기여했을 가능성이 크기에 이혼할 때 재산 분할 대상이 될 확률이 높다.
A 씨는 부부 순자산의 40%가량을 분할받았다. 2009년 ‘위자료 산정 및 재산 분할 심리의 실무 현황’에 따르면 전체 재산 중 여성의 몫을 40~60%로 인정한 판결은 64.21%를 차지했다. 특히 전업주부의 재산기여도는 예전보다 높아지는 추세다. 가사노동과 자녀교육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갈수록 전업주부도 재산 분할에서 비율을 높게 인정받고 있다.
재산을 나눌 때엔 부부 각자 명의의 재산 내용, 각각이 재산 형성에 기여한 정도, 결혼을 지속한 기간 등을 감안해 그 비율이 결정된다. 현재 법원은 결혼 기간에 대해 보다 큰 가중치를 두고 있다. 보통 20년 이상 결혼생활을 유지한 가정주부의 경우에는 분할 대상 재산의 50%까지 권리를 인정하고 있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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