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혜진ㆍ박병국 기자ㆍ강대한 인턴기자] 전날 노량진 배수지 수몰 사고자들의 시신을 확인하며 오열한 유가족들이 넋 나간 모습으로 빈소를 지키고 있다.
18일 오전 수몰사고 희생자 7명에 대한 합동 분향소가 차려진 서울 구로구 고대 구로병원 장례식장은 전날 수몰자 시신을 확인하는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침울한 분위기에 휩싸여 있다. 일부 유가족들이 국화를 헌화하고 있으며, 한켠에서는 조용히 기도를 올리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오전 9시 50분께 분향소를 찾았다.
소방당국은 지난 17일 오전 7시52분께 시신 1구, 오후 9시 40분께 시신2구를 발견한데 이어, 오후 11시 45분께에는 나머지 시신 3구를 모두 수습했다. 사고가 발생한지 55시간 만이다. 사고 발생 후 배수작업과 함께 구조대가 투입됐으나, 앞이 전혀 보이지 않고 한강에서 유입된 뻘 등의 부유물로 수몰자 확인이 쉽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번 참사가 안전불감증이 불러 일으킨 인재라는 증거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던 한강 수위와 관련해 어떤 경고도 현장 근로자들에게 전달되지 않았으며, 사고 전날인 14일에도 상수도관 공사현장에 강물이 3m 높이로 유입된 사실이 확인됐음에도 불구하고 다음날 아무 조치도 없이 인부들을 사지로 보냈다.
이번 사고를 둘러싼 책임공방 역시 계속되고 있다. 사고 전날 강물유입이 유입됐음에도 점검을 하지 않고 인부를 내려보낸 것과 관련해 시공업체는 불어난 강물을 확인하고 이 사실을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와 감리업체에 알렸으나 서울시와 감리사는 즉시 점검을 하지 않고 인부들을 내려보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감리업체 측은 시로부터 강물 유입사실을 듣고 안전점검을 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희생자들의 시신이 인양되면서 보상 논의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도의적인 책임은 다하겠지만, “이번 사고와 관련, 보상책임은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공사는 전적으로 공사 감독권한이 감리업체에 있는 책임감리제도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서울시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서 피해자 보상을 비롯 어떠한 법적 책임도 없다”며 법적 책임과 관련해서는 명확한 선을 그었다.
경찰도 수몰사고에 대한 책임을 가리기 위한 본격조사에 착수했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이틀 동안 사고 현장 주변에 있던 근로자 8명을 소환해 조사했다. 경찰은 실종자 수색 작업과 병행해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와 건설사ㆍ감리업체 관계자 등을 불러 현장에서 안전 규정이 제대로 지켜졌는지, 사고 당시 대피 명령이 내려졌는지 등 사고 경위를 집중 조사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