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말이 무성하다. 임성한 작가의 복귀작 MBC ‘오로라공주’를 둘러싼 잡음이다. 배우 손창민 오대규의 난데없는 하차에 이어 박영규의 하차설도 불거지자 ‘막장 하차 공식’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드라마는 주인공 오로라(전소민)와 황마마(오창석)를 중심으로 한 두 집안의 이야기로 출발했다. 나이 차가 많이 나는 세 오빠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공주님’ 오로라가 누나들 속에 파묻힌 황마마를 만나며 사랑에 빠진다. 이 험난한 ‘사랑의 과정’이 두 집안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것이 드라마의 큰 줄기였다. 그런데 오빠들이 사라졌다. 당연히 극의 골격은 틀어졌다.
먼저 오로라의 아버지 변희봉이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드라마를 떠났다. 오빠들의 세 아내들은 난데없이 미국으로 향했다. 그 곳에서 심지어 교통사고를 당했다. 그러자 두 오빠 손창민과 오대규는 아내들 걱정에 태평양을 건너가게 됐다. 둘째오빠의 내연녀(신주아)도 프랑스행을 결정했다. 큰 오빠 박영규의 하차설도 불거졌다. 박영규까지 친다면, 벌써 7명. 한 집안이 깔끔하게 지워진 것이다.
손창민과 오대규 측은 이번 하차에 대해 “갑작스럽게 통보받았다”며 황당하다는 입장이었다. 일방적인 하차 통보라는 것이다.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는 연기자들도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드라마에 출연 중인 한 연기자 측은 “촬영 당일까지 하차 이야기는 듣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심지어 ‘오로라’ 전소민은 두 사람의 하차설이 불거진 지난 12일 “원래 세상이란게 약해보이면 짓밟고 싶나보다”는 글을 자신의 트위터에 남겨 논란에 불을 지폈다.
불과 이틀 만이었던 15일 다시 박영규의 하차설이 불거졌다. MBC 측에서는 “대본에는 50부까지 나오는 것으로 돼있다.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없다”는 입장만 내놓았고, 제작사와 드라마의 PD들은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정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으니 방송가에서는 말들만 무성하다. 의혹이 불거지는 부분도 다양하다. ‘막장 전개에 대한 부담’, ‘제작비 부담’이 먼저 꼽힌다.
특히 한 드라마 관계자는 “‘오로라공주’가 애초의 기획방향과는 달리 오로라의 세 오빠와 황마마의 세 누나의 얽히고 설킨 관계를 그리다 4중겹사돈으로 흘러가자 극 전개에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오로라공주’에서 극의 중심이 오로라와 황마마, 설설희(서하준)이 삼각관계로 그 축을 옮겨가자 사실상 이들의 분량이 줄고 있는 상황이기도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120부작으로 장기전을 벌여야 하는 드라마인 탓에 겪게 되는 ‘제작비 부담’을 중견배우들의 갑작스러운 하차 이유로 꼽았다. 한 관계자는 “모든 드라마가 제작여건이 좋지 않다. 마라톤 촬영을 해야하는 드라마의 경우 제작비 부담은 회차를 더할 수록 피할 수 없는 일이다”며 “출연료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자 이름 있는 배우들부터 하차 수순을 밟게할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생뚱맞은 주요인물들의 하차가 ‘임성한 스타일’이라는 데에도 입을 모은다. 그간 임 작가의 흥행작인 ‘하늘이시여’와 ‘보석비빔밥’ ‘신기생뎐’에서는 하나같이 등장인물들이 교통사고나 심장미비 등의 돌연사로 자취를 감췄다.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대개의 드라마에서 등장인물의 죽음이나 사고는 또 다른 스토리를 예고하는 중요한 키워드인데, 임성한 작가의 드라마에선 특별한 연결고리나 개연성을 찾기 힘든 독특한 모습으로 그려진다”고 설명했다.
물론 그렇다 할지라도 지금까지 임 작가의 드라마가 한 집안을 싸그리 지워버리는 ‘일괄 하차’는 아니었다.드라마 기본의 실종이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일단 임성한 사단(박해미 김보연 김혜은)은 살아남았다”고 꼬집었다.
고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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