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이 키즈.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트레이 키즈.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미국 최고 권위의 대중음악 시상식 그래미 어워즈가 ‘아시안 팝’ 부문 신설을 밀어붙이자, 방탄소년단(BTS)에 이어 스트레이 키도 출품을 포기하며 시상식 불참을 결정했다. K-팝을 세계 주류 음악으로 인정하기보다 별도 부문으로 떼어내 구분하는 것애 대한 공감대가 확장되는 모양새다.

3일 가요계와 외신에 따르면, 스트레이 키즈의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는 내년 2월 열리는 제69회 그래미 어워즈에 어떤 곡도 출품하지 않기로 확정했다.

그래미를 주관하는 레코딩 아카데미의 하비 메이슨 주니어(Harvey Mason Jr.) 최고경영자(CEO)가 “아시안 팝 부문 신설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더 컸다”며 기존 방침을 고수하겠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나온 결정이다.

하비 메이슨 CEO는 최근 몇주 동안 아카데미가 아시아 음악계 관계자들을 상대로 의견 청취와 논의를 진행했다”며 “이 결론이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지는 못한다는 점을 이해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강하게 들린 것은 이 부문을 지지하고, 계속 유지해 달라고 뜻을 전한 동료 음악 창작자들의 목소리였다”고 말했다.

스트레이 키즈는 그래미가 새로 만든 ‘베스트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의 가장 유력한 수상 후보로 꼽혀왔다.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에서 통산 9차례 정상을 차지하며 영국의 전설적 밴드 비틀스에 이어 그룹 기준 역대 두 번째로 많은 1위 기록을 갖고 있다.

특히 멤버 8명 전원이 그래미 투표권을 가진 정회원이라는 점에서 이들의 불참은 주최 측에 적잖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 공영방송 BBC 역시 “유력 후보이자 투표권을 쥔 스트레이 키즈의 보이콧은 그래미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지난 6월 그래미가 한국·중국·일본 등 아시아권 음악을 따로 묶어 시상하는 부문을 신설하면서 시작됐다. 겉으로는 아시아 음악을 조명한다는 취지였지만, 실제로는 K-팝이 본상인 제너럴 필드(올해의 앨범, 올해의 레코드 등)에 오르는 것을 막고 변방으로 떼어놓으려는 ‘칸막이 치기’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앞서 방탄소년단는 지난 7월 “음악이 지역이나 언어로 나뉘기보다 온전히 음악 그 자체로 사랑받기를 바란다”며 일찌감치 출품 거부를 선언했다. 그래미 측이 한발 물러서는 듯했으나 결국 부문 신설을 확정 짓자, K-팝 가수들이 연이어 등을 돌리고 있는 셈이다.

보이콧 움직임은 다른 K-팝 그룹으로도 번질 조짐이다. 글로벌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에이티즈 리더 홍중은 최근 미국 버라이어티와의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BTS의 생각에 공감하며, 이 문제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s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