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중국 정부가 고령화 사회의 노인부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유주택을 담보로 노후 생활비를 연금형태로 받는 ‘역(逆)모기지’를 시범 시행한다고 밝히면서 이슈를 모으고 있습니다.

중국 언론들은 역모기지를 ‘이팡양라오(以房養老ㆍ집으로 노인 부양)’라고 부르면서 전문가들의 의견을 연일 보도하는 한편,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에 나섰습니다.

지금까지의 언론 보도를 보면 반대가 대세를 이루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 제도를 시행한지 6년을 넘기면서 많은 호평을 받고 있는데 왜 중국에서는 시작부터 쉽지 않을까요.

우선 중국은 토지를 국가가 소유하고, 개인은 주거용의 경우 70년 사용권만 갖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걸림돌로 제기됐습니다. 만약 70년 만기가 도래할 경우 역모기지를 계속 이용할 수 있느냐가 문제입니다.

또 지금 중국 부동산은 거품이 한껏 끼어 있는데, 만약 집값이 폭삭 내려 앉는다면 역모기지로 노후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느냐도 문제점으로 제기됐습니다.

광저우르바오(廣州日報)에 따르면 광저우시에서는 노인의 70%가 역모기지에 반대했습니다. 이들은 “집은 자식에게 물려줄 수 있는 중요한 재산이다. 돈을 써도 양질의 부양서비스를 받기 힘들다(즉 자식에게 기대는 게 낫다는 뜻). 70년 사용권이 끝나면 역모기지가 어떻게 될 지 알 수 없기 때문”이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국 경제지인 메이르징지신원 역시 “역모기지 시행이 이번이 처음이 아닌데도 생소한 것은 베이징과 상하이ㆍ난징 등지에서 시범 도입했지만 호응도가 낮고 정책에 진전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최근 부쩍 노인 관련 정책에 신경을 쓰는 모양새입니다. 지난달부터는 ‘노익권익보장법’이 정식 발효됐습니다. 이는 부모와 떨어져 사는 자녀가 정기적으로 부모를 방문해야 한다는 내용을 법제화한 것이어서 세계적인 관심을 끌어 모았습니다.

이어 중국 국무원은 지난 15일 ‘양로 서비스업 발전 강화를 위한 약간의 의견’을 통해 역모기지와 함께 노인 관련 서비스에 민간자본의 투자를 적극 장려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영리성 노인기관 설립시 관련 행정비용을 절반 삭감해주고, 비영리성 양로기관은 관련 비용을 아예 면제해 준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샤먼(廈門)대 궁민 교수는 다우존스 뉴스와이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정부가 실버사업에 급박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중국 인구 구조에 변화가 생겼기 때문이다. 소비 주도형 성장구조로 전환하려 하고 있지만, 양로 지출이 노인과 젊은층 모두의 소비를 막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중국 정부의 통계에 따르면 2009년부터 중국의 노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60세 이상 노인인구가 1억6700만명에 달해 전체 인구의 12.5%를 점유하고 있습니다. 노인인구는 2020년이면 2억4800만명, 다시 2050년이면 4억3700만명으로 증가해 인구의 3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소수의 젊은이가 다수의 노인을 부양해야하는 시기가 도래하기 전에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하는 과제가 중국 정부의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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