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성 떨어지는 정치인 출신 잇단 등용 회전문 인사 여전…정치적 변수에 휘둘려

한국공항공사 사장에 임명된 김석기 전 서울경찰청장은 지난 2009년 ‘용산 참사’ 때 책임자였다는 도덕성 문제로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도덕성 문제 외에 항공 안전에 대한 식견을 필요로 하는 국가 인프라기관 수장이라는 전문성에서도 결격 사유라는 지적이 많다.

하지만 정부 당국자는 국정철학 공유를 내세워 임명을 합리화하고 있다.

이규택 전 의원은 지난달 말 한국교직원공제회 이사장에 취임했다. 정치인 출신이 수장을 맡은 것은 교직원공제회 43년 역사상 처음이다. 이 이사장은 지난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받지 못하자 친박연대를 창당해 공동대표를 역임했다. 이 이사장은 국회 교육위 상임위원장 2년이 그나마 갖다 붙일 수 있는 교육 관련 경력이다. 교직원공제회는 자산 규모가 21조원에 달하지만 자산운용 경력도 전혀 없다.

정치인 출신은 박보환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 최연혜 신임 한국철도공사 사장 등이 이미 임명됐고 한국마사회 회장에도 친박 중진 출신인 김학송 전 의원과 대선 당시 박근혜 제주 캠프를 담당했던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박 대통령은 당선 직후 공기업 등에 전문성 없는 인사를 낙하산으로 보내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전임 정부의 인사 관행을 비판했다. 하지만 새 정부의 공기업 CEO 인선을 보면 과거 정부와의 차별성을 찾을 수 없다는 지적이 많다.

급기야 새누리당은 최근 청와대에 공공기관장 배려자 명단을 전달했음을 공개적으로 밝히며 드러내놓고 대선 ‘논공행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인사추천위원회라는 제도적 장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공기업은 정권의 ‘전리품’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공기업 기관장에 대한 경영평가에도 정치적 힘이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기관장이 공정한 기준에 의해 선임돼야 향후 경영평가도 제대로 이뤄지고 반영되는데 첫 출발부터 잘못되니 기관장의 진퇴도 정치적 변수에 의해 결정되는 게 현실이다.

허연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