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스로이스가 가장 많이 팔리고, 세계 럭셔리 소비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나라. 하지만 아직도 집에 화장실이 없고,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나온 농민공들은 한 끼 식사로 1위안(약 183원)도 버거운 곳.’
극심한 양극화가 공존하는 중국의 현주소다.
1978년 덩샤오핑이 개혁ㆍ개방 정책을 내놓은 후 중국은 고속성장을 일궈냈다. 하지만 경제 발전에 공짜 점심은 없는 법. 고속성장은 수백만명의 억만장자를 낳았지만, 전례 없는 계층과 지역 간 빈부 격차도 촉발했다.
중국의 지니계수는 1980년대 초반 0.275였지만 지금은 0.50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계층 간 소득 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가 0.4를 넘으면 사회 동요를 야기하고, 0.6에 이르면 사회 안정이 위협받을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폐막한 중국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18기 3중전회)’는 초강대국으로 향하기 위한 향후 10년 중국의 청사진이 제시됐다. 하지만 중국 서민 사이에서는 “못살았어도 마오쩌둥 시절이 더 좋았다”는 탄식마저 새어나오고 있다. 극심한 빈부 격차, 이로 인한 사회 불만이 21세기 초강대국을 꿈꾸는 중국의 기반을 송두리째 뒤흔들고 있다.
▶슈퍼리치의 천국=‘슈퍼리치(최상위 부자)’들의 증가로 중국의 고급차 판매는 증가하고 있다. 2012년 기준 중국은 롤스로이스 전 세계 판매량의 35~40%를 차지했다. 대당 판매가 100만파운드(약 17억원)에 달하는 영국의 슈퍼카 메이커 맥라렌은 최근 중국 상하이(上海)에 첫 딜러숍을 오픈할 계획을 밝혔다. 올해 안에 3곳을 추가한 데 이어 내년 초에도 두 곳을 더 개장할 예정이다.
페라리와 람보르기니, 벤틀리 등 경쟁사들은 이미 이보다 앞서 중국에 발을 들여놨다. 지난 2004년 중국 시장에 진출한 페라리는 첫 6개월 동안에만 전 세계 판매량의 10%를 중국 시장에서 팔았다.
최근의 경기 둔화에도 중국은 이미 세계 2위 고급차 시장으로 부상했다. 중국은 10년쯤 뒤에는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고급차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루이비통과 구찌 등 럭셔리 브랜드 역시 중국 시장 의존도가 크다. 이들 업체의 중국 시장 매출은 전체의 3분의 1에 달한다. 고급 보석회사인 티파니는 미국 시장의 부진에도, 중국 덕에 깜짝 실적을 보였다.
▶극단적인 테러 급증=3중전회를 앞둔 지난달 28일 중국의 심장부 톈안먼(天安門)광장에서 차량 추돌 테러로 4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소수민족인 신장위구르족 일가족의 소행으로 밝혀졌다.
일주일 뒤인 6일 산시(山西)성 성도 타이위안에서도 사제 폭약 폭발 사건이 발생했다. 1명이 사망하고 8명이 다쳤다. 범인은 마흔한 살 택시기사 펑즈쥔이었다. 그는 “사회에 복수하려 했다”고 범행 동기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베이징(北京)대 중국 사회과학조사센터가 ‘중국 가정 추적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상위 5%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하위 5% 가구의 무려 234배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각한 빈부 격차가 극단적인 테러를 양산하고 있다. 없는 자들을 위한 사회 복지는 취약한 반면, 돈과 권력을 가진 이들만을 위한 사회가 돼가고 있다는 불만이 무차별적인 테러를 부르고 있다.
지난 15일 밤 전격 공개된 시진핑 집권 10년의 개혁 청사진을 담은 개혁 문건이 경제보다는 사회 개혁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한 자녀 정책 폐기와 농민공들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한 호적 제도 개혁, 인권 탄압 논란의 핵심이었던 노동교화제 폐지 등 중국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목돼온 소득ㆍ계층ㆍ지역 간 양극화와 인권 경시 풍조, 사법적 불공정성 등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 다양하게 제시됐다.
한희라 기자/
hanira@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