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발주자 · 밤 11시대 늦은 편성 불구 ‘끼니반란’ 등 최고 시청률 기록…이슈 중심소재 · 차별화된 제작방식 · 여운있는 메시지에 팬덤층도
‘SBS스페셜’은 2005년 출발한 후발주자다. 매주 일요일 밤 11시15분 방송 중인 3사 다큐 중 막내이지만, 현재는 방송다큐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프로그램으로 떠올랐다. ‘끼니반란’부터 ‘4대강의 반격’까지 올 한 해 성과가 만만치 않다. 2013년 한 해 평균 5.9%(닐슨코리아 집계)와 최고 10.4%(끼니반란)의 시청률을 기록했고, 방송다큐로는 전례없는 팬덤도 형성 중이다.
여기엔 그만한 이유가 있다. ‘SBS스페셜’ 제작진은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메시지이되 새로운 주제를 전달한다”(박기홍 CP)는 가치와 “독특한 연출장치를 통한 형식의 변주”(강범석 PD)를 프로그램의 강점으로 꼽는다.
한 편의 다큐멘터리가 완성되기까지 프로그램의 PD는 ‘백조의 삶’을 산다. 10명의 PD가 3~4개월에 한 번씩 연출을 맡아 기획 1개월→취재 2개월→편집ㆍ후반작업 1개월의 시간을 갖는다. PD에게 참신한 아이템 하나를 찾아 기획까지 돌입하는 한 달은 ‘산고의 계절’과도 같지만, 그 덕에 프로그램은 참신하고 다양해진다. ‘무엇(WHAT)’을 말할지를 결정한 이후엔 ‘어떻게(HOW)’가 문제다. 제작진은 치밀한 취재로 사실에 입각한 논리전개를 중시하지만, 이것만으론 시청자의 마음을 열 수 없다고 말한다. 광범위한 취재내용을 제한된 시간 안에 전달하기 위해 ‘보편적 시각’의 확보가 필수고, ‘현학적인 접근’은 금물이라는 것이다.
전문가 집단의 인터뷰 대신 구체적인 사례(최후의 제국, 리더의 조건, 학교의 도전 등)를 통해 전체를 이야기하고, 새로운 공간을 만드는 독특한 장치로 양극단에 선 사람들을 소통(무언가족, 학교의 눈물)케 한다.
“기존 다큐멘터리의 제작방식과는 차별화된 형식이 주제를 더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강범석 PD의 무언가족)는 믿음이 가져온 연출상의 기법이다.
이에 다큐멘터리가 지루하고 딱딱하다는 인식은 단번에 깨졌다. 2040세대를 주 타깃으로 삼은 덕에 젊고 감각적이라는 평가다. 물론 제작진이 내용 못지않게 ‘영상과 소리’를 중시하는 영향도 크다. 프로그램에선 사례 실험뿐 아니라 해외촬영도 상당하다. 다큐멘터리 한 편의 촬영을 위해 헬리캠을 동원하고, 체코필하모닉오케스트라에 배경음악을 맡기기도 한다.
이병헌 이효리 김C 등은 ‘SBS스페셜’ 내레이션의 단골손님이다. 보통의 방송다큐 제작비는 회당 2000만원에서 많게는 3억원에 이르지만, ‘SBS스페셜’의 회당 평균 제작비는 6000만원이다.
하지만 ‘SBS스페셜’이 궁극적으로 중시하는 가치는 ‘메시지의 전달’이다.
박기홍 SBS 시사다큐 팀장은 “시청자가 목말라하는 소재가 있는데 그것을 외면하는 방송은 퇴보한다”며 “단편정보나 지식의 전달보다는 의미를 생각하고, 극소수의 열광보다는 여러 명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지향점”이라고 설명했다.
‘시대가 요구하는 화두를 던져 동시대 사람과 호흡’하고 ‘시청자가 우리 사회를 한 번 더 생각하는 장을 마련하는, 여운이 남는 프로그램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이다.
고승희 기자/
she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