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간 등 대형은행 6곳 美은행 전체자산 67% 차지 잇단 인수합병 통해 덩치 키워 美은행 수 6891곳으로 감소 “은행간 양극화만 심화” 비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주범으로 꼽히는 미국 대형은행들의 보유 자산이 지난 5년 간 큰 폭으로 늘어나는 등 양극화가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따라 ‘볼커룰’ 시행을 계기로 그동안 은행 간 양극화를 부추겼던 ‘대마불사’ 관행에 제동이 걸릴지 주목된다.
미국 경제주간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는 “금융위기 이후 미국 대형은행들은 자산을 대폭 불린 반면 소규모 은행들은 버티지 못하고 사라져갔다”며 “대형은행들이 그동안 (정부가)‘다루기 어려울 정도로 커졌다’(too big to care)” 10일(현지시간) 전했다.
실제로 JP모간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시티그룹, 웰스파고, 골드만삭스, 모간스탠리 등 미국 대형은행 상위 6곳이 보유한 자산은 9조6000억달러(약 1경85조원)로 미국 금융기관 총 자산(약 1경5127조원)의 67%에 육박한다.
이 은행들이 지난 2008년부터 5년 간 몸집을 37% 불린 데 따른 결과다. 이중 JP모간, BOA, 시티그룹, 웰스파고 4곳의 경우 올 상반기에만 보유 자산이 450억달러(약 47조원)나 증가했다.
이에 JP모간의 자산은 2조4000억달러(약 2521조원)로 잉글랜드의 경제 규모와 맞먹는 정도로 커졌다. 또 JP모간체이스는 미국의 전체 현금자산 중 12%나 차지하는 등 미국 대형은행들은 빠른 속도로 부(副)를 축적하고 있다.
반면 경제 침체로 고객의 발길이 끊긴 소규모 은행들은 엇갈린 운명을 맞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대형은행들이 미국 금융기관 대출의 42%를 끌어오는 등 금융 서비스 시장을 잠식하는 가운데, 소규모 은행 1400곳 이상이 5년 새 문을 닫았다. 도산한 은행만 485곳이나 됐다.
이같은 은행업계의 지각변동으로 미국의 은행 수는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사상 최저 수준으로 줄고 있다.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따르면 올 3분기 미국 연방정부에 등록된 은행 수는 6891개로 미국 정부가 통계를 집계한 1934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1985년 당시 1만8000개 이상의 은행이 등록됐으나 지난 30여년 간 전체 은행의 62%나 사라진 것이다.
비즈니스위크는 “대형은행이 중소은행들을 인수ㆍ합병(M&A)하면서 몸집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JP모간체이스는 금융위기 당시 파산했던 베어스턴스와 워싱턴뮤추얼 등을 미국 정부로부터 인수했다. BOA도 컨트리와이드와 메릴린치 등을 인수해 세력을 넓혔다.
아울러 미국 정부가 금융위기로 경영난에 빠진 대형은행들을 세금으로 지원하는 대마불사 관행이 은행의 양극화를 초래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컨설팅업체 글로벌매크로어드바이저의 은행ㆍ금융 전문가 에드워드 해리슨은 “정부의 안이한 금융정책으로 사실상 은행들이 무너지는 것을 방조했다”며 “대형은행들은 그때보다 몸집이 더 커져버렸다”고 지적했다. 또 경제평론가 마이클 스나이더는 “암 말기 환자의 암세포를 제거하려 하면 환자의 목숨까지 위험해지는 것과 같은 상황”이라며 금융 개혁을 촉구했다.
강승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