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박영서 특파원]중국 관영매체가 장성택 숙청을 계기로 김정은 방중을 언급하면서 가능성이 낮아보였던 ‘김정은 방중설’이 조기실현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불안해진 중국 지도부가 조만간 특사를 평양에 파견하고 이후 김정은이 빠르면 내년 설(1월31일) 전에 중국을 방문할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고있다.
중국 공산당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지난 10일 ‘북한의 안정이 중국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제목의 사설을 실었다. 이 신문은 사설에서 “평범한 중국인들은 보다 안정된 북한을 보고 싶어하며 북한의 지도자가 상황을 통제할 역량이 있다고 믿는다”면서 “중국은 김정은의 방중이 가능한 빨리 성사되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신문은 “방중은 북한의 장기적인 안정과 중·조 상호 우호관계에 이득이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환구시보는 국제 이슈와 관련해 중국 정부의 견해를 대변하는 관영매체다. 전통적으로 중국은 관영매체를 내세워 당의 방침을 우회적으로 표시한다. 환구시보가 이같은 사설을 실은 것은 중국 지도부가 김정은의 중국 방문을 허용하겠다는 의사를 북한측에 전한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동안 김정은의 방중을 사실상 거부해왔던 중국의 입장이 변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나름대로 관리해오던 장성택이라는 대북 라인이 끊기면서 상당히 곤란스런 입장에 빠져있다. 향후 북한 내부에서 누가 장성택을 대신해 대중 정책을 주도적으로 움직여갈 지도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사태가 북한의 체제불안으로 이어질 경우 ‘김정은 체제 안정’에 무게를 두고있는 중국 입장에선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자칫하면 북한이 4차 핵실험까지 강행할 가능성도 있다.
때문에 불편해진 대북 관계를 새롭게 다지고 북한을 안정적으로 관리한다는 차원에서 김정은의 방중을 허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위해 고위급 특사를 조만간 평양에 파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베이징 외교가의 분석이다.
김정은 역시 장성택 실각 이후 내부 동요를 불식시키고 앞으로의 정책노선을 추진하기 위해 북·중관계를 강화할 필요성은 더욱 커진다
김정은의 방중시기는 빠르면 내년 설 이전이 될 수도 있다. 지난달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둬웨이(多維)는 김정은이 내년 설 이전에 중국을 방문하고 싶다는 의사를 중국에 전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중국의 북한전문가인 덩위원(鄧聿文)전 학습시보 부편집장도 “숙청을 통해 권력을 공고히한 김정은이 앞으로 외부세계 특히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시도를 하게될 것”이라면서 “빠르면 내년 1월 중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한 대북전문가는 “김정은이 방중한다면 그는 방중기간에 북핵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있음을 보여줄 것이다”면서 “대신 중국은 대규모 무상원조라는 선물을 줄 것이다”고 전망했다.
북한은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꾸준히 첫 방중 의사를 중국 측에 타진해왔다. 그러나 중국 측에서 이렇다 할 답변을 해오지 않아 방중은 성사되지 않았다.
지난 5월 북한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김정은 제1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했을 때 9월 방중을 요구했으나 중국 측은 당시 한반도 긴장 국면을 이유로 회답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0월말에는 김형준 북한 외무성 부상이 방중, 중국 류전민(劉振民) 외교부 부부장 등과 면담했다. 김 부상이 북핵문제를 담당하고 있는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특별대표를 만나지않고 아시아지역 외교문제를 맡고있는 류 부장을 만났다는 것은 회담의 중점이 김정은 방중에 맞춰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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