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전 특별검사[연합]
박영수 전 특별검사[연합]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박영수(71) 전 특별검사가 '대장동 50억 클럽'에 대한 특검 논의가 본격화하자 증거인멸을 위해 망치로 휴대폰까지 부순 것으로 검찰이 파악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엄희준)는 박 전 특검의 구속영장 청구서에 박 전 특검이 이처럼 의도적으로 증거인멸을 하려 했다며 구속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달 31일 박 전 특검에 대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수재,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6월30일 박 전 특검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한달여만에 다시 시도하고 나선 것이다.

검찰은 정치권을 중심으로 '50억 클럽'에 대한 특검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자, 박 전 특검이 증거인멸에 나섰다며 구속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특검론은 2월8일 곽상도(64) 전 국민의힘 의원이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지적과 함께 재점화했다. 특히 2월16일에는 당시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공식적으로 "50억 클럽 특검이 불가피하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박 전 특검이 휴대전화를 폐기한 시점으로 검찰이 콕 집어 지목한 날 역시 2월16일이다.

검찰은 박 전 특검이 이날 공범인 양재식(58) 전 특검보를 만나 2014년 대장동 민간업자 남욱씨에게서 받은 변협 회장 선거자금 등 향후 수사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 사안과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파악했다. 사실상 '증거인멸 논의'라는 것이다. 박 전 특검은 논의 직후 기존에 쓰던 휴대전화를 망치로 내리쳐 폐기하고 새 휴대전화를 개통했다는 것이 검찰 조사 결과다.

박 전 특검에 대한 압수수색으로 수사를 본격화한 것은 이로부터 한 달 이상 지난 3월30일이었다.

검찰은 또다른 증거인멸 정황도 확인했다. 강제수사가 있던 3월30일 직전에 최측근 양 전 특검보의 사무실 직원이 사용하던 노트북 컴퓨터가 압수수색 닷새 전 포맷됐고, 사무실 자료도 미리 정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특검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은 3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중앙지법 윤재남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박 전 특검은 2014∼2015년 우리은행 사외이사 겸 이사회 의장, 감사위원으로 재직하며 대장동 민간업자들의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거액의 돈을 약속받고 8억원을 수수하고, 특검 재직 기간인 2019∼2021년 딸을 통해 약 11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paq@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