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개발 핵심기술 ‘스커미온’

소비전력·안정성·속도 유리

양자·AI 연구 발전 기대감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연구진이 스커미온 이미징을 위한 자기 현미경의 광학 정렬을 맞추고 있다. 아래 작은 사진은 스커미온 트랜지스터를 통한 스커미온의 전기적 제어를 표현한 이미지.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연구진이 스커미온 이미징을 위한 자기 현미경의 광학 정렬을 맞추고 있다. 아래 작은 사진은 스커미온 트랜지스터를 통한 스커미온의 전기적 제어를 표현한 이미지.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 2016년 알파고가 바둑을 둘 때 소모한 전력은 가정집 100가구의 하루 전력 소모량과 맞먹고, 2021년 테슬라가 발표한 자율주행용 인공지능(AI)은 학습을 위한 서버 한 대의 전력 소모량이 알파고의 10배를 넘는다. 에너지 위기의 시대, 초저전력·고성능을 특징으로 하는 스핀트로닉스 기술 혁명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은 스커미온을 제어하는 트랜지스터를 세계 최초로 구현했다. 초저전력 차세대 소자 개발에 쓰일 수 있는 핵심 기반기술로 양자·AI 연구에 활용이 기대된다.

스커미온(Skyrmion)은 소용돌이 모양으로 배열된 스핀 구조체다. 수 나노미터까지 크기를 줄일 수 있으며 매우 작은 전력으로도 이동할 수 있어 차세대 스핀트로닉스(Spintronics) 소자 응용기술의 대표주자로 꼽힌다.

이번에 개발된 스커미온 트랜지스터는 자성체에서 나오는 스커미온의 이동을 전기적으로 제어하는 독자 기술을 바탕으로 해 일반 트랜지스터가 전류를 제어하듯이 스커미온을 흐르거나 멈추게 할 수 있다.

자성 스커미온의 움직임 조절은 스커미온 에너지를 결정하는 자기이방성(magnetic anisotrophy)의 제어가 관건이다. 기존 연구에서는 소자 내 산소의 움직임을 이용하는 방식을 시도했지만 자기이방성을 균일하게 제어하기 어려웠다. KRISS 양자스핀팀은 산화알루미늄 절연체 내부의 수소를 활용해 자기이방성을 균일하게 제어하는 핵심기술을 개발해, 그간 이론상으로만 제안됐던 스커미온 트랜지스터 소자를 세계 최초로 실험을 통해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성과는 지난해 KRISS가 개발한 스커미온의 생성·삭제·이동 기술에 이어 스커미온 소자 개발을 위한 또 다른 핵심 기반기술이다. 전자공학의 가장 중요한 소자 중 하나인 트랜지스터를 스커미온으로 구현함에 따라, 기존 전자소자에 비해 소비전력·안정성·속도 측면에서 대폭 유리한 뉴로모픽 소자, 로직 소자 등 스커미온 기반 소자들의 개발을 앞당길 전망이다.

황찬용 KRISS 양자기술연구소장은 “국내 대기업에서도 기존 실리콘 반도체의 한계 극복을 위해 스핀트로닉스를 이용한 차세대 반도체에 눈을 돌리고 있다”며 “앞으로도 스커미온 관련 기반기술을 추가로 개발해, 차세대 반도체 소자 및 양자기술에 응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 12월 권두삽화 논문으로 선정돼 게재됐다.

구본혁 기자


nbgk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