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진술 거부하지 않아 수사 진전

8개월간 도피 끝에 태국에서 붙잡힌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지난달 17일 검찰 수사관들과 함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모습. 박해묵 기자
8개월간 도피 끝에 태국에서 붙잡힌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지난달 17일 검찰 수사관들과 함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모습. 박해묵 기자

검찰이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구속기소를 앞두고 대북송금 의혹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르면 이번주 재판에 넘겨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공소장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구체적 연결고리가 기재될지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 김영남)는 구속만료일인 5일이 일요일이란 점을 감안해 이르면 3일 김 전 회장을 구속기소할 전망이다. 다만 조사 상황에 따라 주말에 기소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

검찰은 구속영장 청구 당시 적용한 혐의를 바탕으로 공소장에 포함할 내용을 정리 중이다. 김 전 회장은 자본시장법 위반, 횡령, 배임, 뇌물공여, 외국환관리법 위반,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전 회장이 조사 과정에서 진술을 거부하지 않고 나름대로 질문에 답을 하면서 구속 기간 동안 검찰 수사는 진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된 외국환관리법 위반 혐의 부분에 유의미한 진술이 나오는 것으로 파악됐다.

당초 검찰은 김 전 회장의 구속영장 청구서에 불법 대북송금 금액을 500만달러 규모로 기재했다. 지난해 민간단체 아태평화교류협회(아태협) 회장 안모씨를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하면서 김 전 회장을 불법 대북송금 혐의 공모자로 적었는데, 이 부분 관련 금액과 함께 회사 임직원을 동원해 ‘조직적 쪼개기’ 방식의 밀반출이 있었다고 파악한 부분을 종합해 적용했다. 그런데 최근 조사 과정에서 500만달러 외에 300만달러가 더 전달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한다.

검찰은 이 800만달러가 2019년 1월 200만달러, 4월 300만달러, 11월 300만달러로 각각 북측에 전달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중 2019년 1월과 4월 대북송금 부분은 북한의 낙후된 협동농장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경기도의 ‘스마트팜’ 지원사업 비용이었고, 11월 대북송금 부분은 이 대표의 방북을 위한 비용이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김 전 회장으로부터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부분을 포함해 김 전 회장이 진술한 내용들의 사실관계를 확인하면서 이 대표와 구체적으로 연결되는 지점이 있는지를 확인 중이다.

관건은 검찰이 조만간 김 전 회장을 기소하면서 대북송금 관련 이 대표의 관여 정황을 공소장에 기재할지 여부다. 만일 김 전 회장 공소장에 이 부분이 담기면 혐의점을 찾아냈다고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출석 조사가 이뤄진 성남지청과 서울중앙지검 외에 수원지검에서도 이 대표 조사가 가시화될 수 있다. 다만 이번 공소장에 관련 내용이 포함되지 않아도 김 전 회장의 진술 등을 토대로 수사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 대표는 자신의 방북을 위한 대북송금이 이뤄졌다는 의혹을 두고 전날 국회에서 취재진에게 “아마 검찰의 신작 소설이 나온 것 같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검찰의 소설 집필, 이번 소재는 쌍방울입니까?’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통해 “검찰의 허위·날조는 도무지 멈출 줄을 모른다”고 비판했다.

안대용 기자


dand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