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감옥에서 보내야 하는 무기징역수들에게 시간은 무슨 의미일까? 이들에게 자유란 무엇일까? 다른 사람에게 심각한 피해를 준 가해자들에게 용서란 무엇일까?
앤디 웨스트는 2016년부터 강의실이 아닌 감옥에서 재소자를 대상으로 철학 수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이들 특별한 학생들에게 최대한 철학을 쉽게 가르치려던 그의 첫 날 수업은 일격을 당한다. 수감자들이 던지는 말과 생각, 주장과 지식이 그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은 까닭이다.
소크라테스식 대화법으로 진행되는 철학 수업의 장면을 그대로 담아낸 ‘라이프 인사이드’(어크로스)는 저마다 삶의 여정이 다르듯 자유와 용서, 사랑의 본질에 가 닿는 다양한 생각의 궤적을 보여준다.
무기징역을 선고 받고 평생을 감옥에서 보내야 하는 이들은 이 세상에 과연 시간이 존재하는지, 시간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열띤 토론을 벌인다.
또한 오디세우스와 세이렌의 얘기를 듣고 어떤 이는 밀랍으로 귀를 막은 선원들이 가장 자유롭다며, 선택으로부터의 자유, 감방 안에서의 자유를 옹호하는가하면, 세이렌의 유혹을 따라 바다에 뛰어든 선원이 가장 자유로운 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시시포스가 즐거운 마음으로 돌덩이를 다시 밀어올리는 건 신들에 대한 저항 때문이라는 이가 있는가하면 시시포스가 희망하지 않기 때문에 그 일을 계속해내는 거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
이들은 철학을 추상적인 게 아닌 자신의 의 삶 속에서 그 정수를 이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감옥에서의 철학 수업은 앤디에게는 치유의 과정이기도 했다. 아버지와 삼촌, 형이 모두 감옥에서 오랫동안 수감 생활을 했기 때문에 언젠가 자신도 범죄자가 될 거란 죄책감에 사로 잡혀 있었던 앤디는 재소자들과 삶과 죽음, 행복과 운명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자신의 삶에 대입하면서 평생 자신을 옭아맨 수치심과 화해할 수 있게 된다.
철학은 인생이 얼마나 복잡한지를 가르쳐주고 미묘한 차이를 인정하게 하고 그 차이를 통해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게 도와준다고 앤디는 강조한다.
사무엘 베케트의 고전 ‘고도를 기다리며’의 ‘고도는 언제 오는가’를 놓고 개성적인 수감자들이 벌이는 티키타카는 마치 시트콤을 보는 듯한 의외의 재미를 선사하기도 한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라이프 인사이드/앤디 웨스트 지음, 박설영 옮김/어크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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