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관련 정부 책임론…尹 사과·국정조사 요구↑
北, ICBM까지 발사하며 연속 도발…제7차 핵실험 임박
전문가 “책임자 문책·경질 우선…참사수습, 국민 눈높이로”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최악의 위기에 직면했다. ‘이태원 핼러윈 압사 참사’ 수습이 채 마무리되기도 전에 북한이 고강도 연속도발을 이어가면서 국내외서 동시다발적 악재가 휘몰아치는 상태다. 특히, 참사 초기 경찰의 부실대응 의혹이 일파만파, ‘정부 책임론’이 거세지며 윤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 국정조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전문가들은 현 상황을 안전과 안보, 경제 등 ‘3중 위기’라고 진단하며 국가애도기간이 끝나면 본격적인 ‘추궁·책임의 시간’이 전개될 것으로 내다봤다.
윤 대통령은 4일 오전 서울시청 앞 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헌화하고 분향했다. 지난달 31일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후 닷새 연속 조문 행보다. 윤 대통령은 국가애도기간 동안 매일 합동분향소를 찾아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있다.
‘조문동행 논란’이 불거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 참석을 이유로 이날 조문에는 함께하지 않았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경질론’에 휩싸인 이 장관을 국무위원 중 유일하게 연이틀 조문에 동행시켜 뒷말을 낳았다. 대통령실은 “재난안전 주무부처의 장관이기 때문”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의 의중에 주목하는 상태다.
관건은 국가애도기간이 끝난 이후다. 현재 윤 대통령은 내치와 외치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재난안전과 안보위기에 각각 직면한 상황이다. 여기에 지속되고 있는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 경제위기’까지 포함하면 말 그대로 ‘3중 위기’다. 윤 대통령의 위기극복 리더십에 따라 향후 국정운영 양상의 갈림길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이태원 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문책, 유감 표명 등이 가장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 입장에서 제7차 핵실험을 준비 중인 북한과의 ‘강대강 대치’ 속에서는 사실상 운신의 폭이 좁을 수 밖에 없다는 이유다.
실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은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북한은 지난 3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1발을 포함해 모두 6발의 탄도미사일과 포병사격 80여발을 쏘는 등 연속 도발을 감행했다. 지난 2일에는 분단 후 처음으로 북방한계선(NLL) 이남 공해상에 탄착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1발을 포함해 지대공 미사일 등 최소 25발의 미사일을 퍼부었다. 한미연합훈련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에 대한 반발로 풀이된다.
반면, ‘이태원 참사’의 경우 사고 초기 당국의 부실대응과 보고체계 붕괴 등이 속속 논란이 되며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야권에서는 윤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뿐만 아니라 참사 관련 국정조사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현재의 여소야대 구도상 더불어민주당만으로 국정조사를 추진하는 것이 가능하다.
윤 대통령은 국가애도기간 후 경찰 수뇌부 등에 대한 문책성 인사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대통령실 역시 공식적으로는 “진상 규명과 수습이 먼저”라는 입장이지만 내부에서는 “책임자 경질은 시간문제”라는 기류가 팽배하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지금은 정권으로서는 굉장한 위기”라며 “일단 참사 수습을 국민 눈높이에 맞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첫째로 행안부 장관, 경찰청장 등을 책임을 묻고 (대국민) 사과를 한 다음 필요하다면 국정조사에도 임해야지, 끝까지 이 장관을 안고 가면서 ‘정치공세’라는 식으로 반응하면 안된다”며 “지금 경제도 점점 힘들어지는데, 안전문제에 안보, 경제까지 겹쳐서 분위기를 바꾸지 않으면 여론은 갈수록 더욱 안 좋아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 역시 “윤 대통령이 연이틀 조문에 이 장관을 대동한 것은 정치적 책임에 대해서는 생각을 안하고 있다는 메시지가 될 수 있다”며 “실무책임은 용산경찰서장, 용산구청장 등에 있을 수 있어도 정부조직법 시행령으로 경찰에 대한 권한을 행안부가 가지고 간만큼 지휘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했다.
yuni@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