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경기도 한 고등학교에서 여교사 2명이 성추행을 당했다며 장애인 남학생을 학교에 신고해 특별교육 처분이 내려지자 학부모가 이에 반발해 행정 소송을 제기했다. 아들이 자폐증을 앓아 의도적인 성추행은 저지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27일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경기도 모 고교 여교사 2명은 2020년 10월 7일 A군이 등교 중 체온 검사를 받는 과정에서 자신들의 가슴 부위를 만져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고 주장했다. 사건 발생 2∼3개월 전에도 A군이 교내에서 여러 차례 자신들의 팔을 꼬집거나 가슴 부위를 만졌다고도 했다.
A군은 이 사건으로 출석정지 5일 징계를 받았으나, 학교가 교권보호위원회 관련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도교육청 행정심판 판결이 나오고 위원회가 무효화되면서 징계를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학교 측이 관련 절차를 보완해 다시 위원회가 열리자 A군은 결국 심리치료 4일의 특별교육 처분을 받게 됐다.
이에 학부모 B씨는 이 특별교육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지난 1월 학교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A군이 자폐스펙트럼 장애를 앓아 돌발적으로 팔을 뻗는 행동은 할 수 있으나 지능이 3∼4세 수준에 그쳐 의도적으로 성추행이나 폭력을 저지를 수 없다는 것이다.
B씨는 그동안 A군이 폭력 행위 없이 학교생활을 한 기록이 알림장에 남아 있고 "A군이 여교사 2명의 가슴을 만진 적이 없다"는 사건 목격자의 진술도 있다고 주장했다.
B씨는 "사건의 진상이 온전히 규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성추행·폭행을 근거로 아들에게 처분을 내린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법원이 올바른 판단을 내려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교권보호위원회의 판단에 따른 결정을 이행할 뿐"이라며 "소송 결과가 나오면 그대로 따를 방침"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B씨가 학교를 상대로 제기한 행정 소송 판결은 다음 달에 내려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