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반도체 1위자리는 누구냐
삼성전자 3분기 실적 앞두고
TSMC, 올 영업익 역전 가능성 커
이재용 부회장 ‘분발’ 강조
‘기술 초격차’ vs ‘가격인상’
삼성-TSMC 전략 향방 주목
삼성전자와 TSMC가 반도체 시장의 정상 자리를 놓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TSMC가 분기 매출 역전으로 삼성전자 아성까지 넘보고 있다. 전체 연간 영업이익에서도 삼성전자의 2배 가량 앞지를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삼성전자가 3년 만에 역성장으로 어닝쇼크를 기록한 가운데 이재용 부회장도 분발을 강조했다. 반도체 왕좌를 지키기 위해 삼성전자의 ‘초격차 기술’ 전략이 한층 강화될 것이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실적 둔화에 TSMC에 역전 가능성=TSMC의 3분기 매출은 6131억대만달러(약 27조원)이고 확정 실적을 앞둔 삼성전자 반도체의 3분기 매출은 24조~25조원대로 추정된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반도체 매출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삼성전자 잠정실적 발표 이후 14개 증권사들이 추산한 반도체 부문 매출 평균은 106조8300억원이었다. 지난해보다 13.4% 늘어난 수치다. 올해 영업이익 평균은 지난해 29조2000억원보다 2.3% 가량 감소한 28조532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0% 가량 감소한 가운데 4분기도 급감이 예상되면서 하반기 둔화된 실적이 전체적인 연간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다.
TSMC는 올해 739억7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3분기 누적 실적에 회사가 발표한 4분기 실적 가이던스 최대치를 적용한 규모다. TSMC는 4분기 매출 규모를 199억~207억달러 수준으로 예상했다.
예상 영업이익률은 49~51%를 제시했으며, 이를 적용한 영업이익은 377억2470억달러였다. 원화로 환산할 경우 매출은 106조2209억원, 영업이익은 54조1727억원이다.
삼성전자보다 매출은 적지만 영업이익은 삼성전자의 2배 수준이다. 영업이익은 가이던스 최소치와 최저 영업이익률을 적용해도 358억5330만달러, 51조1734억원으로 많다.
엇갈린 희비는 영위하는 사업의 성격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종합반도체기업(IDM)인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 중심의 매출이 많고 최근 재고 축적, 가격 하락 등으로 호실적을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반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에서 50% 이상 점유율을 갖고 있는 TSMC는 고객사 주문을 받고 제품을 생산하기 때문에 재고, 가격, 매출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한국과 대만의 조세정책과 인센티브, 인력수급 현황 등 경영환경을 비교·분석하면서 인프라 측면에서 한국이 대만보다 불리하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17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2 국제기능올림픽 폐회식’에 참석해 3분기 실적에 대한 질문에 “열심히 하겠다”며 분발 의지를 표명했다.
▶TSMC 3분기 역대급 실적, 비결은...= TSMC는 3분기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47.9% 늘었고 영업이익은 81.5% 급증했다. TSMC는 최근 3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6131억4200만대만달러(약 27조5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대비 약 9조원 급증했다.
TSMC의 매출은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 들어 급격히 증가했다. 3분기 기준 2017~2019년 11조~13조원 수준이었으나 2020년에 3564억2600만대만달러(약 16조원)로 뛰더니, 올해는 27조원을 넘어섰다.
연매출도 매년 급증했다. 2006년 3174억700만대만달러(약 14조3000억원)였으나 2012년 연간 5000억대만달러 이상 벌었고, 2018년에는 처음으로 1조대만달러(약 45조원)를 넘어섰다.
TSMC는 삼성전자와 애플 소송전의 틈을 비집고 들어갔다. 삼성전자는 2007년 이후 애플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생산을 도맡아 왔으나 소송전이 격화되며 애플이 2013년 아이폰6에 들어갈 A8칩을 TSMC에 처음 발주하고 이후 TSMC가 애플 수주 비중을 확대해 나가면서 실적이 급성장했다.
코로나19 이후 전자제품 수요가 증가하면서 반도체 수급 위기가 닥친 점도 TSMC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자동차용 반도체를 중심으로 16·28·45나노미터(1㎚=10억분의 1m) 등 10나노 이상 ‘레거시’ 칩 공급 부족이 심화되고 있다. 7나노 미만 선단공정에선 애플·AMD·엔비디아 등 글로벌 주요 고객사 수요가 견조하다.
반도체 수급 위기를 틈타 가격을 올린 것 역시 주효했다. TSMC는 지난해 8월에 10년 만에 가장 큰 폭인 최대 20%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또 올해 3분기에는 8인치(200㎜) 파운드리 가격을 10~20% 인상하겠다는 계획을 이미 고객사에 전달한 상태다.
▶반격 카드 기대, ‘기술 초격차 vs. 가격인상’=삼성전자는 다소 불리한 환경에 놓여있지만 ‘기술 초격차’를 통해 선단공정에서 TSMC를 앞서고 시장점유율을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최근 삼성파운드리포럼(SFF)에선 오는 2027년 1.4나노 공정을 양산하겠다고 발표했다. 올해 세계 최초로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반 3나노 공정 양산에 들어가며 TSMC를 기술에서 추월한 삼성전자는 2025년 2나노 양산에 이어 1.4나노까지 양산하며 격차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종합반도체기업인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도 기술리더십을 유지하며 실적방어에 나설 전망이다. 내년에는 ‘5세대 10나노급 D램’을 양산하고 장기적으로는 2030년까지 1000단 V낸드를 개발할 예정이다.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는 사람의 눈에 가까운 초고화소 이미지센서를 개발하고 사람의 오감을 감지하고 구현할 수 있는 센서도 개발할 계획이다.
반면 TSMC는 실적 유지를 위해 당분간 가격 인상 전략을 지속할 전망이다. 최근 TSMC는 8인치 칩 웨이퍼 가격을 최대 6%, 12인치 칩 웨이퍼 가격을 최대 5% 인상할 계획이 있다고 애플,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에 통보하기도 했다. 내년 1월부터 3∼6%의 추가 가격 인상도 예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3나노, 2025년 2나노 양산을 발표했지만 가시화된 전략은 없다.
문영규·김지헌 기자
ygmoo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