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지식인 명품강의 호평
제작총괄 맡은 허성호 CP
객관성 담보 강사 섭외 기준 마련
자문위원들의 엄정한 심사 거쳐야
다양한 분야 출연자 지식·통찰력
시청자에 잘 전달 되도록 하겠다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EBS1 ‘위대한 수업, 그레이트 마인즈’의 제작총괄을 맡은 허성호 CP(EBS 지식글로벌부 팀장·사진)는 연세대 학부에서 행정학, 대학원에서는 역사를 전공하고 2010년 EBS에 입사한 중견 PD다. 그의 석사논문은 ‘식민지 조선의 올림픽 민족주의’다. 허 팀장은 ‘위대한 수업’ 시즌1부터 PD로 참가했고 시즌2는 CP를 맡고 있다. 출연자 섭외를 위해 세계 곳곳으로 자주 출장을 떠난다.
“현장에 나가면 PD는 영업사원이라고 생각하고 다닌다. 영어가 늘었다고들 하는데 아부영어만 늘었다. 세계적인 학자나 셀럽 앞에 양복을 입고 예의를 갖춘다. ‘나를 모시려고 지구 반대편에서 왔구나’ 하는 느낌이 들도록 해준다. 후배들에게도 PD라는 생각을 접어라고 말한다. 물론 영업이 끝나는 순간부터 PD로 돌아오는 것이다.”
허 팀장은 강사 섭외 기준을 마련해 객관성을 담보한다고 했다. 학자적 업적, 노벨상 수상 등 각분야 실적으로 랭킹을 만든 리스트를 만들어 두고 크로스체킹을 많이 한다. 복수의 교수로부터 추천을 받아도 ‘위대한 수업’ 자문위원들의 객관적이고 엄정한 심사를 거친다.
“석학은 두 종류가 있다. 진짜 세계적인 석학도 있지만 출판사의 서적 마케팅 등 필요에 의해 한국사회 내에서 독특하게 만들어진 석학도 많다. 한국과 일본에서만 유명한 분도 있다. 이런 요인들은 배제하고, 한국에서의 지명도가 떨어지더라도 진짜 그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하고, 연구성과 등 학술적 업적도 뚜렷한 분들을 찾는다.”
허 팀장은 섭외 에피소드를 들려주었다. 고령자가 많아 애를 먹기도 했다. 예민한 강사도 많다. 계약서를 여러번 수정하기도 한다. 섭외에 1년이 걸리는 경우도 있다. 강의안도 받고 피드백도 수시로 받아야 하는데, 이메일을 1~2주만에 한번 열어보는 셀럽도 있어 만만치 않았다.
“유발 하라리는 이스라엘 텔아비브 시내 한복판에서 촬영했다. 자신 주거지의 반경 500m 내로 촬영 장소를 구하라고 했지만 48시간전까지 50군데나 수소문했지만 잡을 수 없었다. 나는 집 떠난지 6개월된 상태였다. 한국에서 미국, 미국에서 이스라엘의 고된 떠돌이 생활이다. 사정을 얘기했더니 반경 3㎞로 늘려줘 녹화시간 직전에 2.7㎞내에 문화재를 개조한 호텔을 잡았다. 하지만 촬영이 시작되자 유발 하라리는 한마디라도 더하려고 노력했다.”
”‘총, 균, 쇠’의 저자 재레드 다이아몬드를 촬영할 때는 김민지 PD와 촬영감독 등 스태프가 의료진이 입는 방호복을 입고 장갑, 신발, 의료용 마스크를 착용해 LA 자택에서 무더위에 3시간이나 촬영했다고 했다.” 제레드가 ‘균’에 대한 저서를 남긴 사람인지를 알 수 있게 해주는 사례다.
허성호 팀장은 기획사를 통해 섭외를 하지 않고 네트워크를 활용, 출연 승락을 받아내기도 한다. 연세대 행정학과 재학시절 은사인 구민교 교수(현재는 서울대 교수)를 통해 알게된 세계적 석학 비놀드 아가왈 교수(정치경제학)는 연세대 방문시절 함께 배드민턴을 쳐준 경험이 있어 손쉽게 섭외했다.
허성호 팀장은 “시즌1의 성공으로 세계 학계에서 EBS ‘위대한 수업’이 주목받고 있다”며 “시즌1은 전통 학문을 주로 다뤘지만 시즌2에서는 더욱 다양한 분야 출연자들의 지식과 통찰력이 시청자에게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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