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 기술·가격협상력 경쟁 가열

내년 칩가격 6~8% 인상할 듯

“삼성과 점유율 벌이기 의도” 분석

기술 프리미엄 만회 기회 활용도

2026년 3나노 비중 20% 육박

파운드리 선도 양보 없는 전쟁

삼성전자 반도체 제조 라인 모습
삼성전자 반도체 제조 라인 모습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칩 위탁생산) 세계 1위인 대만 TSMC의 3나노미터(㎚·1나노미터는 10억 분의 1m) 수율이 과도하게 높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TSMC가 추가 가격 인상까지 예고해 삼성전자를 향한 경계심이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에 3나노 양산이라는 세계 최초 타이틀을 빼앗긴 TSMC가 ‘기술 프리미엄’을 만회하기 위한 강수를 던져 양사 경쟁이 극에 달하는 양상이다.

30일 외신과 업계 등에 따르면 TSMC는 최근 고객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년에 가격을 인상하겠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부터 6~8%의 반도체 칩 가격 인상이 단행될 것이란 관측이다. TSMC는 지난해 8월에 이어 올해 3분기도 20% 수준으로 칩 가격을 올리며 사상 최대 수준 매출 흐름을 최근까지도 이어나가고 있다.

TSMC는 고객사들을 만나 자사의 칩 가격 인상을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악화 등에 따른 원가 상승 때문’으로 설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반도체 업계에선 지속적인 칩 가격 상승을 통해 TSMC가 삼성과의 시장 점유율 격차를 더 확대하겠다는 의도를 내비친 것으로 평가한다.

특히 지속된 칩 가격 인상을 통해 삼성에게 빼앗긴 ‘3나노 기술 프리미엄’을 만회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칩 가격을 인상한다는 것은 대외적으로 수율(제조품 중 정상품 비율)을 포함한 자사의 첨단 반도체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신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TSMC가 예전부터 첨단 기술 개발과 가격 인상의 선순환 전략을 통해 파운드리 시장 선도 입지를 구축해왔다고 입을 모은다.

삼성은 이미 6월 30일 세계 최초로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반 3나노 기술을 적용한 초도 양산을 발표한 뒤, 7월 25일 제품 출하식까지 개최한 바 있다. 그러나 TSMC는 현재 삼성보다 3개월 늦은 9월에야 애플의 M2 프로 칩을 상대로 3나노 기술을 적용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선 TSMC가 최근 반도체 관련 행사에 참석해 내년 출시 예정인 3나노 공정(N3E)의 수율이 높다고 발표한 것도, 삼성에게 빼앗긴 ‘기술 프리미엄’을 만회하려는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해당 행사에 참여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회연결망서비스(SNS) 이용자들에 따르면, TSMC는 올해 양산 예정인 3나노 공정 기술(N3)보다 더 발전된 것으로 평가되는 내년 출시 3나노 기술(N3E)을 최근 개발했다. 이 자리에서 TSMC는 해당 기술(N3E) S램의 수율이 80%, 모바일과 고성능컴퓨팅(HPC) 테스트 칩의 수율이 80%를 기록했다고 밝혔다고 한다. 이에 따라 ‘반도체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TSMC의 3나노 공정 기술이 시장의 예상보다 훨씬 빠른 수준으로 높아졌다‘며, ’삼성이 긴장할 수밖에 없다는 등의 의견이 제기됐다. 그러나 해당 자료만으로 양산도 되지 않은 3나노 TSMC 칩 수율이 80%라고 단정짓는 것은 무리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한편 3나노 시장이 점차 커지면서, TSMC와 삼성의 수율 등 기술력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파운드리 공정에서 3.5% 수준인 3나노 기술은 2026년에 19.4% 수준으로 시장 점유율이 대폭 상승할 전망이다. 삼성 역시 3나노 수율 안정화를 지속하는 가운데, 가격 설정 고민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파운드리 기업의 기술력과 고객사 대상 칩의 가격은 닭과 달걀의 관계처럼 서로 연결되어 있다”며 “기술력 선점을 바탕으로 한 가격 협상력이 상당 기간 삼성과 TSMC의 구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지헌 기자


ra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