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사이트 유도해 결제시켜

가전제품 등 고가 제품 타깃

오픈마켓은 “우린 책임 안져”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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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박혜원 수습기자] 주부 A(51) 씨는 이달 초 쿠팡에서 개인사업자에게 김치냉장고를 구매했다 봉변을 당했다. 결제 직후 판매자로부터 “쿠팡이 특가 행사를 못하게 해 구매가 어렵다. 우리 쇼핑몰로 와 달라”는 연락을 받은 A씨는 판매자가 알려준 사이트를 통해 냉장고를 구매했으나 제품을 받지 못했다. 냉장고 구매비용만 99만3000원을 날린 A씨는 판매자를 신고하려 쿠팡 고객센터에 연락했으나 “우리도 판매자랑 연락두절됐다”는 답변만 들었다. A씨는 자신의 피해사실을 기반으로 판매자를 경찰에 고소할 예정이다.

온라인 시장이 성장하면서 오픈마켓 내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가전제품이나 고가 의류 등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가짜 사이트로 유도해 돈을 받고 잠수를 타는 식이다. 경찰에 신고해도 추적이 쉽지 않고, 판매자를 관리·감독해야 하는 오픈마켓은 “판매 중개를 할 뿐”이라며 책임에서 벗어나 주의가 요구된다.

28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A씨처럼 최근 오픈마켓이나 중고거래 사이트 거래에서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가짜 쇼핑몰 사이트를 유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 22일 서울시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1~5월) 해외 사기 사이트 피해액은 1억3200만원에 이르렀다. 지난해 피해액이 834만원인 것과 비교했을 때 5배 이상 많은 수치다. 이러한 가짜 쇼핑몰은 추적이 어려울 뿐 아니라 관련 법에 근거가 없어 즉각적으로 차단이 어려운 것으로 알렸다.

실제 지난 10년간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에 신고된 사기 사이트 154개 중 102개는 국내에 서버가 있어 폐쇄 조치됐으나, 해외에 서버가 있는 52개 사이트는 폐쇄하지 못했다. 사이버 수사를 담당하는 경찰 관계자는 “사기 수법이 비슷하긴 해도 각 사건마다 특징이 다양해서 하나의 경향을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먹튀’ 사기를 당해도 현행법상 오픈마켓에게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오픈마켓은 판매자와 구매자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하는 것이지, 실제 판매자는 아니라는 점에서다. 대다수 오픈마켓 홈페이지에서도 “오픈마켓 상품의 경우 오픈마켓 사업자는 통신판매의 중개자이지, 당사자가 아니다”며 “상품, 거래정보와 거래 등에 대하여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설명하고 있다. 한 오픈마켓 관계자는 “우리 사이트 외에도 대부분의 사이트에서 가짜 판매자가 사기를 치고 있다”며 “구매자가 가짜 사이트에서 산 물건에 대해 보상을 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오픈마켓 운영사의 인지도를 보고 구매한 소비자를 위해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오픈마켓 브랜드를 신뢰하고 구매한 것이기 때문에 마켓도 책임이 있다”며 “온라인쇼핑 위험성이 커지는 만큼 사이트에서 보증보험 등을 활용해 피해자를 구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binn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