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 2~3배 판매 기본…‘티켓 사기’도
“매크로 쓴다” 대리구매 알바도 성행
“관련 법령 미약한 수준…처벌 어려워”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돈 몇 푼 가지고 사기치겠느냐 해 놓고…. 나중에는 경찰에 신고하래요” 최근 직장인 이모(44) 씨는 어머니의 칠순을 맞아 가수 임영웅 씨의 콘서트 표를 사려다 봉변을 당했다. 중고거래사이트에서 만난 사람이 티켓비 35만원을 받고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씨는 “얼마 지나지 않아 동일한 닉네임을 가진 사람이 다른 티켓을 파는 걸 발견했다”고 말했다. 결국 이씨는 자신과 유사한 피해자를 모아 경찰에 신고를 하기로 했다. 이씨의 사건은 현재 인천 중부경찰서에서 입건 전 조사 중이다.
대면 공연이 활발해지면서 관람객을 노린 이씨 사례처럼 ‘검은 손’도 활개치고 있다. 티켓 사기부터 티켓 가격에 추가 금액을 붙여 파는 ‘플미(프리미엄)’ 판매자, 매크로 프로그램을 활용해 티켓을 대신 구매하는 업자까지 등장해 관람객은 혼란을 느끼고 있다. 법적 조치를 취하기도 쉽지 않아 3년 만에 대면 관객을 맞아 기쁜 공연업계 관계자들의 고심도 커지고 있다.
20일 중고거래사이트 등에 따르면 ‘플미’ 거래나 사기 거래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글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몇 년 만에 이뤄진 대면 콘서트·경기로 웃돈의 규모도 기본 2~3배로 예년보다 크게 뛰었다.
실제 중고거래 플랫폼에 최근 티켓팅이 끝난 가수 싸이 씨의 ‘흠뻑쇼’ 공연 티켓을 검색해보니 판매가보다 2배 이상 높은 가격에 티켓이 판매되고 있었다. 평균 25만원선에서 좋은 좌석일 경우 이보다 더 높은 가격에 판매되기도 했다.
축구 선수 손흥민 씨가 소속된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 홋스퍼와 스페인 프로축구 세비야의 내한 경기 티켓은 더 치열하다. 25만원에서 40만원 사이인 프리미엄 좌석은 정가보다 3배 이상의 가격을 줘야만 구매할 수 있다.일부 판매자의 경우 장당 100만원까지 티켓을 판매하기도 했다. 해당 경기 티켓을 구하려던 직장인 안모(33) 씨는 “몇십 만원을 주고 볼 가치가 있는 경기라 생각해서 구매하려는데 비싸도 너무 비싸게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티켓을 대신 구매해주겠다는 업자까지 등장했다. 트위터와 같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대리티켓’을 검색할 경우 많게는 30만원의 사례비를 받고 대신 티켓을 구매해주겠다며 관람객을 끌어모으는 판매자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러한 대리구매자는 매크로 프로그램을 활용해 티켓을 구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위터에 뮤지컬 ‘데스노트’, 가수 나훈아 씨의 콘서트 등 다수의 성공 이력을 가지고 있다고 홍보하는 한 업자의 경우 공연 형태나 좌석에 따라 사례비를 다르게 받고 있었다. 해당 업자는 자신의 프로필에 “티켓팅 후 사례비는 어떠한 경우에서든 환불이 불가능하다”머 “매크로 프로그램이 돌아가는 중에 갑자기 취소하는 이기적인 행동은 하지 말라”는 규칙도 제시하고 있었다.
문제는 티켓 사기를 비롯한 암표상, 매크로 프로그램을 통한 대리구매를 처벌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경범죄 처벌법 제3조에 따르면 웃돈을 받고 입장권·승차권 또는 승선권을 다른 사람에게 되판 사람은 20만원 이하의 벌금을 낸다. 다만 온라인 거래에 대한 조항은 따로 없다. 공연업계 관계자는 “사기를 당했다 해도 금액이 소액이라 경찰 조사도 쉽지 않고 암표도 관련 처벌이 미약한 수준으로 알고 있다”며 “소비자가 잘 알아보고 구매하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매크로 프로그램 티켓 구매도 마찬가지다. 지난 3월 매크로 프로그램을 통한 티켓 구매를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공연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인터파크 티켓 관계자는 “관련 법과 규정이 없어 공연 기획사의 요청에 따라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한 사실이 발견될 경우 강제 취소하고 있다”면서도 “일련의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취소하기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binna@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