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통과땐 공수처 검사 수사 못해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찰 수사권 박탈 법안이 통과되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회에 발의된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공수처도 수사권의 근거를 잃기 때문이다.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심사 중인 검찰청법 개정안에 따르면 4조는 검사의 직무를 기소 및 공소유지에 필요한 사항과 경찰공무원, 공수처 공무원의 직무에 관한 범죄 수사로 한정하고 있다. 기소와 공소유지 외에 범죄수사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현행법과 비교하면 검찰의 수사권은 사실상 사라지게 된다.
전문가들은 이대로 법안이 통과될 경우 검찰 수사권이 박탈되는 것을 넘어 공수처 수사도 불가능해진다고 지적한다.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소장 출신인 법무법인 이공의 양홍석 변호사는 “민주당이 거기까지 의도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이대로 법안이 통과되면 공수처 검사의 수사권도 박탈된다”며 “검찰청법상 검사의 직무에 수사가 빠지는데 공수처 검사의 권한에 논란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공수처법 8조 4항은 공수처 검사가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검찰청법 4조에 따른 검사 직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그런데 검찰청법이 개정되면 검사의 수사 권한이 사라지기 때문에 공수처 검사의 수사권도 영향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일선의 한 부장검사는 “민주당이 당연히 거기까지 생각을 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법 체계만 보더라도 수사권 박탈 법안이 시행되면 공수처 수사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법안이 그대로 통과된 후 공수처가 그와 무관하게 수사를 이어가면 법적인 논란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지금도 공수처가 제대로 수사를 못하고 있는 판인데 공수처 만들자고 한 분들이 추진하는 법으로 공수처 수사를 금지하게 생겼다”며 “만약에 이대로 통과된 후에 검찰 수사는 안 되는데 공수처만 가능하다는 식으로 해석이 되고 공수처가 그대로 수사한다면 공수처의 수사를 받는 사람들이 가만히 있겠나. 위헌소송이든 뭐든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청법상 검사 직무에 관한 개정안 논란을 넘어가더라도 공수처 제도가 형사소송법을 상당 부분 참고하고 있기 때문에 수사 과정에서 충돌 문제가 계속 제기될 수도 있다. 형사소송에 정통한 한 변호사는 “설령 검찰청법 개정과 무관하게 공수처가 수사를 할 수 있다고 해도 공수처법에는 공수처 검사의 수사에 관해 규정된 게 거의 없고 대부분 형사소송법을 준용하도록 돼 있다”며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수사하는 검사를 사법경찰관으로 보도록 했기 때문에 공수처 검사도 영장 청구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발의한 수사권 박탈 법안은 사법경찰관에게 영장청구권을 명시적으로 부여한 규정을 비롯해 내용상 위헌성을 담고 있어 학계와 법조계에서 비판받고 있다. 나아가 다른 법률 및 다른 국가기관의 기능을 고려하지 않아 전체 법 체계와 조화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이어지는 상황이다.
양 변호사는 “윈도우 10을 설치해야 하는 컴퓨터에 맥 OS를 깔아서 돌아가라고 기다리는 형태랑 같은 것”이라며 “최소한 작동이 가능한 제도여야 하는데 운용 자체가 불가능해지니 이렇게 하면 안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선의 한 검사는 “법안 통과에만 급급해서 무리하게 추진하니 이렇게 누더기 법안이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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