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버스노조 26일 파업 예고

거리두기 해제로 이동량 늘어나

혼란은 시민 몫…“웃돈 주고 택시”

‘교통비 인상’ 논의 가능성까지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자 오랜만에 늦은 시간까지 외부 활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면서 ‘택시 대란’이 벌어졌다. [연합]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자 오랜만에 늦은 시간까지 외부 활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면서 ‘택시 대란’이 벌어졌다. [연합]

2년 만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풀리면서 대중교통 이용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서울 지역의 ‘교통 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분간 서울 지역의 심야 택시·지하철의 공급 확대가 어려울 전망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서울시버스노조는 파업까지 예고했다. 대부분 임금, 예산 등 비용상 문제라 향후 대중교통비 인상이 논의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1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서울시버스노조는 오는 26일 첫 차부터 파업에 돌입한다. 서울시버스노조에 가입된 시내버스는 전체 시내버스의 98%에 달한다. 단체행동에 앞서 서울시버스노조는 이날 조합원 700여 명과 함께 단체교섭 파행을 규탄하는 결의대회를 열 예정이다.

노조의 주요 요구는 임금 인상이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임금이 동결됐는데, 올해에도 사측에서 재정상 문제로 임금 동결을 요구했다는 것이 노조 측 설명이다. 17년간 버스 운전을 했다는 김진호(58) 씨는 “물가가 심하게 올랐는데 버스 요금과 내 봉급만 안 올랐다”며 파업 찬성 이유를 밝혔다. 이어 “시민들의 불편함이 발생하기 전 사측과 협상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택시의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코로나 사태 2년’을 견디지 못하고 떠난 기사들의 빈자리로, 심야시간대 운전할 기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실제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때마다 ‘심야 택시 대란’이 벌어지고 있으나 마땅한 해법이 없어 시민들의 불편함이 반복되고 있다. 서울시택시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사납금 문제, 택시요금 현실화 등 몇 년 동안 택시 기사들이 요구한 사안이 해결되지 못했다”며 “코로나 때문에 수입마저 줄어드니 택시 기사들이 많이 떠났다”고 말했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택시 운전자 수는 7만5403명으로 코로나 사태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 2만6917명 감소했다.

여기에 심야 택시·버스를 대신할 ‘심야 지하철’마저 비용상 문제로 운영이 중단된 상황이다. 평일 열차 운행 종료시간을 당일 자정에서 오전 1시로 연장하는 지하철 심야 운행은 2020년 4월 거리두기와 함께 중단됐다가 올해 2월에 폐지됐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연장 운행으로 인해 장기간 재정이 악화됐고,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으로 정비 시간이 필요하다”면서도 “다만 서울시 교통정책에 따라 심야 운행을 재논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혼란은 고스란히 시민의 불편으로 돌아오고 있다. 직장인 홍모(28) 씨는 지난 19일 오후 11시30분께 서울시청 인근에서 택시를 잡으려다 진땀을 뺐다. 홍씨는 “30분 동안 택시를 잡으려고 애썼으나, 택시 승차 플랫폼에 ‘주변에 수락한 택시가 없다’는 알림만 떴다”며 “지하철도 없어 경기 부천까지 웃돈 7만원을 내고 비싼 택시를 타야만 했다”고 말했다.

서울 택시·지하철·버스가 겪는 문제가 각종 비용상 문제인 만큼 교통 대란뿐만 아니라 ‘교통비 인상’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김응철 인천대 도시환경공학부 교수는 “대중교통이 처한 대부분의 문제가 교통비 인상으로 해결될 수 있고, 우리나라가 교통비가 낮은 편이라 관련 논의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도 “우리나라가 대중교통 운영에 많은 세금을 투입해 교통비 인상에 대한 저항이 높은 것이 문제여서, 적정 수준을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시민들은 시위 등의 이유로 지하철 이용에 불편함을 겪었다. 21일 아침 서울 지하철 4호선이 단전으로 운행이 중단돼 출근길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과 2호선 시청역에서는 이날 오전 7시부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이 장애인 정책 개선을 요구하며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진행하면서 역시 열차 운행이 지연되는 등 차질을 빚었다. 김빛나 기자


binn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