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통신, 소식통 3명 인용 보도

G7과 대러 제재 연대하면서도 실속은 챙겨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로이터]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로이터]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러시아 극동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에서 철수 불가를 밝힌 가운데 그가 이미 수 주전 고위 당국자와의 비공개 자리에서 자국 에너지 안보에 위협을 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31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3월 초 하기우다 고이치 일본 경제산업상 등 다른 관료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할린2’ LNG 프로젝트는 철수하면 경제에 위협이 되기 때문에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 3명이 전했다.

기시다 총리는 전날 중의원 본회의에서 사할린2 프로젝트에 대해 “장기간 싼 가격에 LNG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데 공헌하며 에너지 안전 보장에 극히 중요하다”면서 철수 불가 방침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다마키 유이치로 국민민주당 대표가 사할린-2 사업을 계속하는 것이 “주요 7개국(G7) 경제 제재의 결속을 흐트러뜨리는 것”이라며 철수를 요구한 데 대해 답변하면서다.

3월 초는 미국과 서방 각국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겨냥해 각종 경제 제재를 잇따라 발표하던 때다. 당시 일본도 러시아 뿐 아니라 벨라루스 정치인까지 자산 동결을 검토하며 제재에 발 빠르게 동참했다.

하지만 로이터통신이 전한 익명 소식통들의 전언으로 미뤄볼 때 기시다 총리는 이미 이 때 자국 에너지 안보와 경제와 관련이 깊은 사할린2 사업은 철수하지 않을 방침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기시다 총리의 공개 발언은 G7과 함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대응에 나선 일본이 균형잡기가 얼마나 어려운 지를 설명한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일본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계기로 러시아 가스 의존도가 높아져 러시아 가스 프로젝트와의 관계를 끊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후쿠시마 앞바다의 강진 여파로 일본에선 수도 도쿄를 비롯해 주요 도시에서 정전 위기가 높았다.

아사히신문의 보도에 의하면 일본은 LNG 수입의 약 8.8%, 원유 수입의 약 3.6%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사할린-2 프로젝트는 러시아 국영 가스프롬 50%, 영국 석유기업 셸 27.5%, 일본 미쓰이물산 12.5%, 미쓰비시상사 10% 등이 각각 지분을 보유했다. 이 중 대러 제재에 동참한 셸은 사할린-2 참여 중단을 선언했다.

사할린2에서 생산되는 LNG는 연간 약 1000만t이며, 이중 60%는 일본 전력회사나 가스회사용으로 알려져 있다.


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