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 에볼라 바이러스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에볼라 감염 여부를 간단하게 알수 있는 진단기 개발이 잇따르고 있다. 의료기기 제조사가 앞다퉈 신형 에볼라 진단기를 내놓고 있지만, 진단의 정확성이 검증되지 않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비영리단체인 새롭고혁신적인진단을위한재단(FIND)의 마크 퍼킨스 박사는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시중에 8개 진단기가 나와있는데, 누구도 성능을 잘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어느 정도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 같다”며 에볼라 진단기 개발 경쟁을 미국 서부 개척기 시대 황금을 쫓던 골드러시에 빗댔다.
현재 미국 바이오파이어와 코제닉스, 나노 바이오심, 나노믹스, 프랑스 원자에너지위원회, 파스퇴르연구소, 독일 제노바 등 각국 여러 의료기기 업체가 에볼라 진단 시장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처럼 경쟁이 붙은 이유는 에볼라 진단기기 시장이 ‘무주공산’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에볼라 감염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었지만 현재 진단기기는 불편하기 짝이 없다.
서아프리카 발병지역만 해도 에볼라 바이러스 진단 시험이 가능한 연구소는 거의 없다. 현재는 감염 의심자의 혈액 샘플을 실험실에 보내면, 답변을 받기까지 수시간 또는 수일이 걸린다. 감염 의심자는 진단 판정이 나올 때까지 격리된 채 결과를 기다린다. 이후 음성으로 판명되어야 병원을 떠날 수 있다.
시에라리온에서 의료 활동을 하는 J.다니엘 켈리 박사는 “사람들은 4~5일 기다린다. 이들은 주변에서 사람들이 죽어가는 것을 본다. 끔찍한 경험이다. 밤에는 밖에 문이 잠긴 채 갇혀있어야한다”고 전했다.
진단 결과가 늦어지는 건 미국에서도 흔한 일이다. 애틀란타에 있는 질병통제예방센터(CDC)나 공중보건 연구소에 혈액 샘플을 보내야 알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첫 에볼라 사망자인 토머스 에릭 던컨의 경우 에볼라 진단 확정 판정을 받기까지 이틀이 걸렸다.
보통 에볼라 진단은 폴리메라아제 연쇄반응을 반전복사하는 기술(RT-PCR)을 쓴다. 이는 바이러스의 유전물질을 증폭시켜 적은 양만으로도 진단이 가능하게끔 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고도로 숙련된 전문가만 수행할 수 있고, 테스트 비용도 건 당 100달러로 비싸다.
최신 진단기는 에볼라의 혈액을 떨어뜨려 즉석에서 1시간 안에 결과를 알 수 있는 수준까지 개발됐다. 지난달 말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바이오파이어의 필름 테스트<사진>는 1시간이면 진단 결과가 나온다. 가격은 대 당 3만9000달러(4290만원)다. 에모리대학 병원을 비롯해 이미 300개 병원에서 이 기기를 도입했다. 하지만 바이오파이어 제품은 PCR처럼 유전자를 증폭시키지 않기 때문에 처리는 신속해도 정확도가 떨어진다. 오진률이 더 높다는 얘기다. 게다가 잠복기 중 혈액 속 바이러스 양은 극미한 수준이기 때문에 이 기기 진단 시험에서 에볼라 음성 판명이 난 뒤에라도 추후 증상이 발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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