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故 조양호 회장 공백에 경영 전면에 - 6월 ‘IATA 총회’가 첫 시험대 가능성 - 사내이사 등재…상속세는 걸림돌로 - 대학 부정입학 등 개인 논란도 과제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의 ‘3세 경영 체제’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눈덩이’ 상속세와 일부 반대 목소리가 걸림돌로 지목된다. 지분 상속이 순탄치 않을 경우 한진칼의 2대 주주인 그레이스홀딩스(KCGI)의 영향력이 빠르게 강화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현재 조원태 사장과 우기홍 부사장의 2인 체제로 재편된 상태다.
앞서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이 부결되면서 자연스럽게 짜인 구성이다.
1975년생인 조 사장은 1995년 미국 힐버칼리지에 입학하고 1997년에 인하대에 편입해 학사학위를 받았다. 석사 학위는 미국 남가주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받았다. 2003년 한진정보통신을 거쳐 2004년 대한항공에 입사했다.
이후 핵심 부서를 거쳐 초고속 승진했다.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의 대표이사를 지냈고, 2012년과 2014년 각각 대한항공, 한진칼의 등기이사로 선임됐다.
업계는 6월 한국에서 열리는 IATA 연차 총회(International Air Transport Association Annual General Meeting)가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조 회장의 공백으로 의장직이 자연스레 조 사장에게 넘어왔기 때문이다.
한진그룹의 총수 자리까지 오를 수 있느냐가 관심사다.
‘항공산업의 UN 총회’로 불리는 IATA 연차 총회에서 보여줄 리더십이 발판이 될 가능성이 있다. 한진그룹의 창립자인 고(故) 조중훈 회장이 2002년 세상을 떠난 다음해 조 회장이 회장직에 오른 전례가 재현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조 사장의 한진칼 보유 지분은 2.34%로, 장녀인 조현아(2.31%) 전 부사장과 차녀 조현민(2.30%) 전 전무보다 조금 많다. 한진그룹 오너 일가 중 유일하게 한진칼의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다는 점도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다.
가장 큰 걸림돌은 상속세다. 조 회장의 한진칼 지분을 상속하는 자가 내야할 상속세가 1700억원을 웃돌 수 있어서다. 이는 조 회장이 보유한 1055만주의 가치인 3250억원에 50% 세율을 적용한 것이다. 상속세를 최대 5년 분납해도 연간 325억원을 부담해야 한다.
상속세를 한진칼의 배당만으로 충당하기는 쉽지 않다. 지난 2018년 한진칼은 이익에 대해 179억원을 배당했다. 작년 말 기준 한진일가의 합산 지분율이 24.8%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속인은 배당보다 자신이 가진 자산에 의존하거나 한진칼 지분 일부를 매각해야 한다.
지분 상속이 순탄치 않을수록 KCGI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란 점도 관건이다. 8일 기준 KCGI의 한진칼 지분율은 13.6%다. 지난달 18일보다 0.8%포인트 늘었다. 조 회장의 별세가 아니더라도 한진칼의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을 늘려가고 있는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진칼은 국민연금과 KCGI에 의해 지분 견제를 받는 구조로, 조 회장의 별세에 따른 영향이 불가피하다”며 “다만 앞서 한진칼 주총에서 사측이 제안한 안건들이 통과한 점을 고려하면 잠재적인 우호 주주는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갑질 논란에서는 한 발짝 물러나 있으나 인하대 학사 학위를 둘러싼 소송과 일감 몰아주기 논란 등 개인적인 과제도 남아 있다. 시민단체와 여론을 우호적인 방향으로 돌리기 위한 ‘포용의 리더십’이 필요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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