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 직업계고ㆍ경기도 일반고 시작으로 2025년 완전 도입 - 현장 의견은 엇갈려…대입제도ㆍ내신평가 개선 선행돼야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정부가 자기주도적이고 협업능력을 갖춘 인재 육성을 위해 ‘고교학점제’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는 가운데 학부모와 교사 등 현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고교학점제 도입 취지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공감하고 있지만 대입제도 개선과 공정한 내신평가 기준 마련 등 제반 여건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조속한 도입보다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7일 교육부에 따르면 고교학점제는 2022년부터 대입부담이 적은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 등 직업계고부터 단계적으로 도입되기 시작해 2025년 전체 고교에서 전면 시행되는 문재인 정부 핵심 교육공약이자 국정과제다. 경기도교육청은 일반고에도 2022년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진로에 따라 다양한 과목을 선택 이수해 누적 학점이 기준에 도달하면 졸업을 인정받는 교육과정 이수 운영 제도다. 대학처럼 고등학교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을 선택해서 듣는 형태로 운영되며, 시험도 절대평가로 치러진다.
교육부는 고교학점제의 올바른 시행을 위해 지난해 105개교로 운영했던 연구ㆍ선도학교를 올해 354개교로 확대했다. 또 교육부 차관을 포함한 중앙추진단을 구성해 정책의 추진 동력을 강화하고, 현장 중심 네트워크 구축, 일반고 학점제 도입 지원 강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당국의 이같은 노력에도 일선 학교 현장에서 느끼는 교사와 학생, 학부모의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특히 3년 일찍 일반고에서 고교학점제를 시행하는 경기도 지역은 더욱 그렇다. 경기도 A중학교 1학년 학부모 최정혜(36)씨는 “3년 뒤 고교학점제이 적용된다고 하는데 정보가 없어 아이들 진로를 어떻게 결정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며 “정말 망망대해에 떠서 알아서 배를 저어가야 되는 그러한 상황인것 같아서 솔직히 걱정이 많이 된다“고 했다.
교사들 역시 고교 교육이 대학교육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대학입시제도의 개선, 다양한 교과과정 개설에 따른 강사 풀 구축, 체계적인 진로과목 선택 지도, 절대평가 제도 구축 등의 문제점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기도 수원의 B고교 교사는 “고교학점제 도입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대학입제도 개선과 교과 재구조화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학생부종합전형이 도입된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대학과 고교간 의견 차이가 있듯 교육제도와 실제 현장간 괴리로 발생하는 문제들은 촘촘히 따져보고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시교육청이 지난해말 일반고, 자율고 교원 1461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고교학점제 도입에 매우 반대한다’는 응답자는 13.2%, ‘반대한다’는 응답자는 22.9%로 반대가 36.1%였다. 고교학점제 도입 찬성은 ‘매우 찬성’ 12.7%, ‘찬성’은 13.2%로 총 25.9%에 그쳤다. ‘보통’은 38.0%였다. 고교학점제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는 교사도 상당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들어본 적 있으나 잘 알지 못한다’나 ‘전혀 들어본 적 없다’는 응답자가 34%나 됐다.
설문에 응답한 한 교사는 “성취평가제 전면 도입 등 평가방법 개선이 절실하다”며 “운영의 효율성을 위해 반드시 내신 및 대입에서 절대평가가 이뤄져야 한다. 결국 성적을 등급으로 계산한다면 학생들은 자신의 진로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인원이 많아 1등급이 많이 발생하는 교과목으로 몰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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