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남주 기자]#1.미국 캐주얼 의류 ‘아베크롬비’엔 ‘1892’란 숫자가 새겨진 브랜드 제품들이 많다. ‘1892’란 숫자는 창업자 데이비드 T 아베크롬비가 ‘상의를 탈의한 젊은 남성’을 모델로 의류를 생산하기 시작한 1892년을 의미하고 있다.
#2. 프랑스의 나폴레옹이 즐겨 사용하던 향수로 유명한 ‘4711’. ‘4711’ 브랜드에 표기된 4711은 향수가 처음 생산된 독일 쾰른 4711번지의 번지수 4711을 그대로 차용한 것이다.
‘아베크롬비’의 ‘1892’, 나폴레옹이 사랑한 향수 ‘4711’의 경우처럼 식음료 시장에도 원재료의 가짓수나 특징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하는 이름들이 늘어나고 있다. 숫자를 통해 브랜드와 상품의 인지도를 높이는 이같은 전략은 상품경쟁력을 강화하는 효과를 발휘한다는 점에서 인기 상한가를 치고 있다.
코카콜라의 미닛메이드는 뿌리채소 당근과 4가지 과일을 조화롭게 블렌딩한 ‘미닛메이드 5얼라이브(5 alive)’를 판매중이다. ‘미닛메이드 5얼라이브(5 alive)’는 브랜드에서 표현하듯 5가지의 신선한 원재료를 활용해 만들어진 과채 음료의 뜻을 담고 있다. 실제 이 제품은 로 뿌리채소 당근과 오렌지, 사과, 백포도, 망고 등 4가지 과일을 혼합해 만든 과채음료다.
한국야쿠르트는 7가지 프로바이오텍 유산균이 들어간 발효유 ‘세븐(7even)’을 통해 네이밍 마케팅을 시도한 유가공업체다. 이 제품은 숫자 마케팅에 힘입어 월평균 100억원 안팎의 고매출을 올리며 한국야쿠르트의 효자상품 역할을 톡톡히하고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세븐(7even)’을 간판 제품으로 육성하기 위해 품목 다양화 및 광고 마케팅을 연일 강화하고 있다.
외식업계에서도 숫자를 브랜드로 사용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한국피자헛은 신제품의 특징을 위트 있게 표현한 ‘치즈5페라’로 인기를 끌고 있다. 5가지의 치즈가 자아내는 맛의 하모니를 오페라에 비유해 ‘5페라’라는 네이밍을 채택했다.
제조 공법이나 실험 횟수 등을 강조하기 위해 숫자를 표기한 브랜드 제품도 있다. 매일유업의 ‘63와우크림’은 상하목장에서 이미 네이밍 마케팅으로 큰 효과를 봤던 63도 저온살균우유만을 사용해 아이스크림을 만든다는 의미로 ‘63’을 그대로 제품명으로 가져온경우다.
국내 숙취해소음료 시장에서 굳건히 정상을 지키고 있는 ‘여명 808’의 숫자 ‘808’엔 총 807번의 실험을 거친 뒤 808번째에 최종 완성품이 탄생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샘표식품의 ‘샘표 양조간장 501S’는 단백질 함량이 1.5%라는 것을 의미하기 위해 숫자를 활용한 제품이다
창립일이나 해방 등 역사적 의미를 표현하는 숫자형 브랜드도 있다. 최근 10년만에 편의점에 나타난 토종콜라 ‘콜라 815’는 일제치하에서 해방된 광복절(8월 15일)을 상징하는 숫자를 브랜드로 사용한 음료 제품이다. 이 숫자엔 코카콜라와 펩시콜라 등 외국산 콜라가 점령한 대한민국 콜라시장을 해방시키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최근 GS수퍼마켓엔 ‘1974 우유’, ‘1974 물만두’, ‘1974 교자만두’에 이어 ‘1974 떡갈비’까지 등장했다. 이들 제품은 GS수퍼마켓이 1호점 출점 연도인 1974년을 기념하기 위해 개발한 PB상품 브랜드다. 맥도날드의 인기상품인 ‘1955버거’ 역시 이 회사가 지난 1955년 선보인 햄버거의 레시피로 재연해 만든 기획상품이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제품 패키지 전면에 숫자를 내세워 소비자들에게 상품을 각인시키는 마케팅 기법이 유행”이라며 “소비자들이 일일이 제품 성분표나 설명서를 보지 않더라도 기호에 맞는 제품을 신속하고 편리하게 구입할 수 있는 매력이 있다는 점에서 숫자형 브랜드 열기는 당분간 지속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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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최남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