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명목 GDP 절반 상회 수준 광의로는 1957조, GDP 113% 달해 시스템 리스크 축적 가능성 향후 불안요인으로 작용할수도 “증권사, 신탁, 집합투자기구 유의해야” 한은 조사통계월보 보고서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금융과 실물경제를 뒤흔드는 시스템 리스크를 유발할 위험이 있는 ‘그림자금융’(비은행 금융중개)의 규모가 88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장 리스크가 현실화될 우려는 크지 않지만, 시스템 리스크 축적 가능성이 있는 데다 금융시장 및 기타 금융기관과 연계성이 강화되면서 향후 금융시스템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6일 한국은행 김경섭 금융안정국 안정분석팀 과장이 한은 조사통계월보 10월호에 게재한 ‘국내 비은행 금융중개의 현황 및 잠재리스크’ 보고서에 따르면, 시스템 리스크 유발 가능성이 높게 평가되는 협의의 비은행 금융중개 규모는 지난해 말 현재 882조9000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전년말에 비해 4.6% 증가한 것이자, 우리나라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51.0%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단, 협의의 비은행 금융중개 증가율은 2014년 24.8%까지 늘었다가 2015년 12.7%, 2016년 5.2% 등으로 둔화되는 추세다. 협의 비은행 금융중개에는 MMF, 채권형펀드 등 집합투자기구, 증권회사, 유동화기구가 대다수를 차지한다. 여기에 (금전)신탁계정, 여신금융기관까지 폭넓게 포함한 광의의 비은행 금융중개는 지난해 말 기준 1957조1000억원으로, 명목 GDP 대비 113.1% 수준까지 확대됐다. 비은행 금융중개란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한 원인으로 지목된 그림자금융을 가리키는 용어로, 최근 금융안정위원회(FSB) 등 국제사회는 중립적인 의미로 비은행 금융중개로 변경해 사용하고 있다.
김경섭 과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은행 규제가 강화되면서 비은행 쪽으로 자금이 이동했고, 저금리 환경에서 수익원을 찾다 보니 비은행 금융중개 규모가 늘어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비은행권에 대한 건전성 규제로 시스템적 리스크 확대 가능성이 크지 않지만, 일부 개별부문에 내재된 리스크가 확대됐다고 지적했다. 채권형펀드의 경우 레버리지가 확대된 가운데 CP, 회사채 등 시장유동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자산의 편입 비중이 상승했다. 유동화기구는 만기 3개월 이하의 단기 유동화증권이 대부분을 차지해 유동성 불일치 위험이 잠재돼 있다는 평가다.
또한 비은행 금융중개는 자금 조달ㆍ운용 과정에서 금융시장과 밀접히 연계돼있어, 시장과의 상호작용에서 리스크 확산이 증대될 가능성도 높다. 일례로 RP시장은 RP만기가 초단기 익일물에 집중돼 있어 차환 곤란에 따른 유동성 위험이 잠재하며, 금융채 담보증권 활용이 늘어나면서 금융채와 RP시장 간 연계를 통한 리스크 확산 가능성도 있다.
금융시스템 내 상호 연계된 구조 탓에 비은행 금융중개기관이 다른 금융기관에 리스크 및 충격을 전이시킬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특히 투자자의 대량환매와 같은 외생적인 유동성 충격에 크게 영향을 받거나 더욱 민감하게 반응함으로써 금융불안 또는 충격의 파급경로로 작동할 가능성이 있다.
금융시스템에 외생적 유동성 충격을 가했을 때 개별 금융부문의 자금조달에 미치는 직ㆍ간접 파급효과를 추산한 결과, 유동화회사, 할부금융사, 증권기관, 유동화전문회사, 신용카드회사 순으로 가장 취약한 것으로 파악됐다. 반대로 개별 부문이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증권기관, 신탁계정, 투자펀드(MMF 제외) 순으로 컸다.
보고서는 “국내 비은행 금융중개는 그간 성장세를 지속하는 과정에서 낮은 시장 변동성으로 인해 유동성 위험을 지나치게 양호한 상태로 평가했을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면서 “특히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증권회사, 금전신탁, 집합투자기구 등의 부문에 대해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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