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경기 상황 전망 ‘먹구름’…신동력 산업 육성 절실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경제의 미래 동력인 투자가 반도체 중심으로 기록적인 감소를 보이면서 경제 전반이 활력을 잃고 본격적인 하강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향후 경기 상황에 대한 전망도 어두워서 좀처럼 투자심리를 회복하기 어려워 보인다.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7월 설비투자 지수는 전달보다 0.6% 하락했다. 주요 반도체 업체의 장비 증설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면서 특수산업용 기계 등기계류(-3.9%)에서 급락한 게 지수를 끌어내렸다.
설비투자는 올해 3~7월 5개월 연속 감소하면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20년 만에 최장 감소행진을 했다. 앞서 설비투자는 1997년 9월∼1998년 6월까지 10개월 연속 감소를 기록했었던 게 마지막 최장감소 기록이다.
3~6개월후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와 현재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의 동반하락세도 이어졌다. 7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보다 0.2포인트 하락한 99.8이었다. 이 지표가 기준선인 100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16년 8월(99.8) 이후 1년 11개월 만에 처음이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올해 1∼3월 보합세를 기록한 이후 4개월 연속 떨어졌다.
경기에 대한 비관적 인식이 설비투자 감소의 직접적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기업경기 실사지수(BSI)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산업 업황 BSI는 올해 5월 81을 기록했다가 6월 80, 7월 75로 2개월 연속 하락했다. 전체 산업 업황 BSI는 작년 2월 74를 기록한 후 최근 1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 된 것이다. BSI가 100보다 낮으면 경기를 비관하는 기업이 낙관하는 기업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바클레이스와 씨티은행 등 일부 투자은행(IB)은 무역 분쟁 전개 양상의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기업이 설비 확충 계획을 연기하거나 축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올해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을 2.9%에서 2.8%로 하향 조정했다.
전문가들은 활황에서 벗어나 조정국면에 접어든 반도체 부문의 투자 감소를 대체할만한 다른 산업이 뚜렷이 부각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세계 경기가 상승세를 탔을 때 반도체 부품 자원 등 투자에 필요한 중간 부품을 공급하며 미리 상승했는데 이 분야의 힘이 빠지면서 성장세가 꺾이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주력업종인 자동차산업도 꼬꾸라지고 있는 양상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산 차 수출량은 122만2528대로 전년 동기보다 7.5% 감소했으며 2009년 상반기 93만9726대를 기록한 후 최근 9년 사이에 가장 적었다.
장기간 이어진 조선업 불황의 여파와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이 수출 산업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새로운 먹거리 개척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중국이나 신흥국을 중심으로 주목을 받는 카풀 등 공유경제나 원격의료와 같은 새로운 서비스 산업은 규제에 가로막혀 제대로 시작도 못 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하강국면이라는 것이 거의 확연하다”면서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나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나빠지고 있다. 생산이 약간 늘기는 했으나 기본적으로 하강국면”이라고 말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민간에서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경기가 고꾸라졌다는 판단인데, 정부는 아직도 국면 전환이 이르다고 판단하고 있다니 시각차가 너무 난다”면서 “수출산업은 경쟁력이 떨어지고, 내수산업은 과당경쟁을 하고 있어 전방위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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