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부실기업에 돈 떼여 건전성 은행권 ‘단골 꼴찌’ 땜질식·눈속임 대책 반복
지난 1년 여 사이 3조원의 자본확충이 이뤄진 수출입은행이 또 위기다. BIS(국제결제은행) 비율이 여전히 은행권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으로 추락하며 간신히 기준에 턱걸이해서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수은의 BIS 총자본비율은 11.15%로 은행권 꼴찌다. 국내 은행 평균이 14.92%다.
수은의 자본 문제는 벌써 수년째 계속되고 있다. 수은의 여신 가운데 70% 이상이 건설ㆍ플랜트 및 조선업종에 몰려있어 해당 업종의 부실로 인한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급등한 탓이다. 산업은행은 그동안 투자주식의 매각과 코코본드 발행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자본을 확충해 왔지만, 수은은 매각할 만한 마땅한 자산이 없는 탓에 자력으로 자본확충을 할 수 없었다. 이 때문에 당장 돈 되기 어려운 자산을 출자하는 이른바 ‘꼼수 증자’가 등장한다.
정부는 성동조선ㆍSTX조선 등을 시작으로 대우조선해양까지 조선사 부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2015년말 수은의 BIS 자기자본비율 개선을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정부 출자 증권 1조원어치를 출자했다.
그리고 이어 지난해 5월 산업은행은 보유 중이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주식을 현물출자했다. 당초 산은은 정부가 LH 주식을 출자할 때 함께 LH 주식을 출자하려 했지만, 가격이 장부가보다 오르면서 약 500억원의 법인세를 물게 되자 KAI의 주식으로 대체했다. 이 5000억원의 출자로 10%를 하회하던 수은의 BIS 비율은 다시 10% 이상으로 올랐다.
하지만 이도 모자라 결국 수은은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의 도움을 다시 받는 처지가 됐다. 지난해 5월말 STX조선해양이 법정관리(기업회생)를 신청하면서 여신 전액에 충당금을 적립했다.
지난해 6월말엔 성동조선해양의 여신 건전성을 요주의에서 고정으로 낮추며 추가 충당금을 쌓아야 했다. 이후 결국 추경으로 혈세 9350억원을 출자받는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지난 40년간 정부의 수은에 대한 출자 10조3000억 원 중 73%인 7조5000억 원이 최근 10년 동안 몰려있고, 이 중 72%가 현물출자였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정부가 산업은행에 준 공기업 주식을 산은이 다시 수은에 넘긴다면 정부가 과연 산은의 자본을 확충한 것인지, 수은의 자본을 확충한 것인지 전문가가 아닌 이상 무엇이 문제인지 파악하기 쉽지 않다”며 “정부의 현물출자는 BIS비율을 맞추기 위한 땜질용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정부에 기댄 현물출자와 자본 건전성 이슈가 지속되자 수은은 결국 지난해말 사상 처음으로 코코본드(조건부 자본증권)를 5000억원 발행한다. 하지만 수은의 자본건전성 이슈는 올해에도 여전히 이어질 전망이다. 대우조선해양과 성동조선 등 조선업 여신에 대한 부실 가능성이 여전히 상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순식 기자/
su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