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년은 풍요, 다산, 열정과 견고한 에너지를 상징한다고 한다. 에너지 산업의 한 축을 이루는 원자력 산업도 대내외로 또 많은 도전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작년 한해에도 원자력발전은 경주 지진부터 시작하여 원전을 소재로 한 재난 영화의 대상으로 회자되며 여러 논란을 겪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외적으로는 많은 성과를 거둔 한해였다.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건설이 순조롭게 진행돼 올해 준공을 앞두고 있다. 특히 예정된 공기와 예산 준수로 세계 원전 산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UAE 원전의 원형 발전소인 신고리 3호기도 작년 연말에 상업발전을 개시하여 세계 최초의 3세대 가압경수로 준공의 기록을 세웠다.

우리나라와 3세대 원전 개발을 경쟁했던 프랑스가 핀란드에 수출한 유럽형가압경수로는 잦은 기술결함과 인허가 지연으로 2018년에나 준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중국에 수출한 3세대 원전도 내년에 준공될 예정이다. 이로써 신고리 3호기와 UAE 원전 수출은 우리나라의 기술력을 세계에 드러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또 작년 연말에는 요르단에 수출한 연구용 원자로가 무사히 준공, 연구로 분야에서도 기술력을 과시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우리나라가 개발한 일체형원자로인 SMART를 자국에 도입하기 위하여 1억 달러를 투자하고 연인원 100여명의 엔지니어를 우리나라에서 훈련시키고 있다. SMART 원전이 사우디아라비아에 건설 된다면 이 역시 세계최초의 일체형 원자로로서 세계 원전개발 역사의 한 획을 긋게 될 것이다.

후쿠시마사고 이후, 세계 원자력산업은 어려운 환경에 처했지만 완전히 침체한 것은 아니었다. 지난 5년간 러시아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원전 선진국들이 주춤하는 사이에 9개 국가에 19기의 원전 수출계약을 성사시켰다. 영국은 신재생에너지와 원자력을 두 축으로 하는 전원공급 전략을 세웠고,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신고리3호기 11기의 용량에 상응하는 신규 원전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99기의 원전이 가동되고 있는 미국은 4기의 3세대 원전을 건설 중이고, 2015년에는 91.9%라는 이용률을 기록했다. 평균 나이가 35년인 99기 원전의 평균 이용률이 90%를 상회한다는 것은 안전과 신뢰성 확보를 위해 원자력규제당국과 원전사업자가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는 증거일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미국은 84기의 원전이 운전허가 갱신을 받아 60년 운전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체르노빌사고 이후 25년간 쌓아왔던 원전의 신뢰성은 2011년 후쿠시마 사고로 위기를 맞이하였다. 아마도 원자력의 신뢰회복에는 또 다시 25년이 필요할지 모른다. 우리나라에서도 원전 품질보증과 납품비리, 고리1호기 정전사고 등 원자력 산업계의 얼룩졌던 사건들이 발생한지 5년이 지났다.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아직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해외의 원전 시장이 활발하게 움직이는 이 때,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내부적으로는 진중하되 대외적으로는 국력을 모을 수 있는 비전과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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