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담보형 카드 12월 도입 추진
한도 100만~200만원 수준서 거론
대금 갚으면 한도 복원…반복 이용
청년과 외국인 등 금융이력부족자(신파일러·Thin-Filer)가 일정 금액을 보증금으로 맡기면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는 ‘보증금 담보 신용카드’가 올해 말 출시된다. 보증금으로 연체 위험을 낮추면서 신파일러의 제도권 금융 진입을 돕는 ‘신용 사다리’가 될지 주목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청년·외국인 등 금융이력이 부족한 사람을 포용할 수 있는 신용카드 발급체계를 12월 도입할 계획이다. 기존 금융정보만으로 상환 능력을 확인하기 어려울 경우 일정 금액을 보증금으로 맡기고 그 범위에서 신용카드를 이용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구체적인 보증금 규모와 이용한도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금융당국은 카드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세부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카드 발급 심사에는 통신요금 납부 이력과 온라인 쇼핑 이용 내역 등 비금융정보를 활용한 대안신용평가도 반영한다.
업계에서는 보증금과 이용한도를 100만~200만원 수준으로 설정하는 방안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거론된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보증금이 지나치게 많으면 자금 여력이 부족한 청년에게 또 다른 진입장벽이 될 수 있고, 반대로 너무 적으면 결제수단으로서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민금융진흥원의 ‘2024년 청년금융 실태조사’에 따르면 청년층의 월평균 카드대금은 147만원이다. 카드대금이 ‘25만원 미만’인 비율이 50.4%로 가장 높았고 ‘100만~200만원 미만’ 16.2%, ‘50만~100만원 미만’ 11.2% 순이었다. 업계에서는 100만원을 기본 한도로 정하고 카드사별 심사를 거쳐 최대 200만원까지 늘리는 방식 등을 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보증금을 맡긴다는 점에서 체크카드와 비슷해 보이지만 결제 구조는 다르다. 체크카드는 결제 즉시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반면 보증금 담보 카드는 보증금을 유지한 채 일정 기간 신용을 제공받는다.
결제일에 카드대금을 정상적으로 갚으면 이용한도가 다시 복원되고 할인과 포인트 적립 등 신용카드 부가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가장 큰 장점은 신용거래 이력을 쌓을 수 있다는 점이다. 카드대금을 제때 갚으면 정상적인 신용거래 기록이 축적돼 신용점수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 금융이력이 부족해 카드 발급과 대출 이용에 제약을 받았던 청년과 외국인에게 제도권 금융으로 진입하는 통로가 될 수 있다.
카드사들도 제도 도입을 반기는 분위기다. 고객이 카드대금을 갚지 못하더라도 보증금에서 미납금을 상계할 수 있어 일반 신용카드보다 연체와 부실 위험이 작기 때문이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청년층을 미래 고객으로 선점하는 동시에 국내 금융거래 이력이 부족한 외국인까지 새로운 고객층으로 확보할 수 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는 연체 위험을 통제할 수 있고 청년과 외국인은 신용거래 이력을 쌓을 수 있다”며 “금융회사와 소비자 어느 한쪽에 일방적으로 부담이 쏠리는 구조가 아니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현재도 은행 예·적금을 담보로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지만 이용은 제한적이다. 고객이 은행을 방문해 담보권을 설정해야 하고 은행과 카드사 간 협조도 필요하다. 특히 계열 은행이 없는 전업 카드사는 별도의 은행과 제휴해야 한다. 유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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