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 저축은행 ‘생활안정대출’ 취급
하위 50% 중·저신용자에 최대 1000만원
1년 또는 전액 상환까지 주택 미구입 약정
[헤럴드경제=정호원 기자] 금융당국이 포용금융 확대 차원에서 내놓은 중·저신용자용 ‘중금리 생활안정대출’이 출시 두 달 만에 저축은행권 취급액 2500억원을 넘어섰다. 가계대출 조이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연 소득 한도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서민층의 새로운 급전 창구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저축은행의 중금리 생활안정대출 누적 취급액은 2516억원으로 나타났다.
생활안전대출은 지난 4월 금융당국이 내놓은 ‘중금리대출 활성화 방안’에 따라 새로 만들어진 민간 중금리 상품이다. 6월 말 KB·OK·SBI·신한·예가람·한국투자 등 6개 저축은행이 먼저 문을 열었고, 이후 BNK·NH·고려·JT친애·키움·다올저축은행 등이 합류하면서 현재 15곳이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수요가 꾸준한 만큼 여신업계 등으로 참여 금융사가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출 대상은 신용평점 하위 50% 이하 중·저신용자다. 긴급 생활안전자금 목적으로 최대 1000만원까지 빌릴 수 있고, 금리는 연 5.90~15.27% 수준이다. 최고 금리를 기존 중금리대출(16.51%)에 비해 1.24%포인트 낮춘 점이 특징이다. 대출 시 1년 또는 대출 전액 상환 시기까지 주택을 사지 않겠다고 약정해야 한다. 주택 투기 자금으로 악용되지 않게 하려는 조치다. 약정 위반 시 대출금을 즉시 상환해야 하고, 향후 3년간 주택 관련 대출 및 동 대출 이용이 제한된다.
이 상품이 인기를 끈 배경으로는 ‘신용대출 연 소득 한도 규제 제외’가 꼽힌다. 정부는 지난해 가계대출을 억제하기 위해 개인 신용대출 한도를 연 소득 이내로 묶었다. 이 때문에 1금융권에서 이미 한도를 채운 차주는 2금융권에서 추가로 돈을 빌리기 어려웠지만, 생활안전대출은 연 소득을 넘는 대출도 가능하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총량 규제보다 연 소득 1배수 제한이 영업 현장에 훨씬 큰 걸림돌이었다”며 “규제에 막혔던 중·저신용자의 자금 물꼬를 터주고 금융사의 막혀있던 대출 길을 뚫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어, 취급하려는 금융사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핀셋 지원’을 두고 정부 정책 방향이 서로 어긋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가계부채 관리를 명분으로 대출 문턱은 높이면서, 다른 한편에서는 서민금융 활성화를 이유로 중금리대출 공급 확대 같은 예외 상품을 잇달아 늘리고 있어서다.
저축은행업권 관계자는 “정부가 서민금융 활성화를 위해 실질적인 서민금융 자금 공급을 늘리려면 소득 제한 자체를 1.5배나 2배로 완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wo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