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관 산업장관, 정책실장 유력설에 김용범 시즌2 우려도

대미 협상 ‘판갈이’냐 통상 외교 ‘연속성’이냐 딜레마도 제기

김정관(오른쪽 첫번째) 산업통상부 장관이 2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채플힐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 주재로 열린 G20 혁신장관회의에 참석해 있다. [산업통상부 제공]
김정관(오른쪽 첫번째) 산업통상부 장관이 2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채플힐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 주재로 열린 G20 혁신장관회의에 참석해 있다. [산업통상부 제공]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공석인 청와대 정책실장 인선이 최근 세종관가의 최대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유력 후보군으로 김정관 산업부 장관이 거론되면서 산업부내부에서는 후임 장관 인사 청문회를 준비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말들도 나온다.

정책실장은 대통령 국정과제를 비롯한 정부 부처 중 외교, 국방, 통일을 제외한 모든 부처의 모든 정책을 총괄, 조정하는 자리다.

13일 관가에 따르면 청와대는 신임 정책실장 후보가 추려졌고 검증 등 인선절차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진다.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안과 세제개편안, 메가 프로젝트 관련 논의가 시작되는 상황에서 정책실장 자리를 오래 비워둘 수 없기 때문이다. 김용범 전 정책실장의 사표가 수리된 지 2주째를 맞고 있다.

김 전 실장이 지난달 31일 사의를 표했고 이재명 대통령이 이달 1일 사표를 수리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 실장이 사퇴한 건 처음이다. 주식시장 급변동을 야기한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과 부동산 대책 논란 등으로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하자, 정책 컨트롤타워로 지목된 김 실장이 사실상 경질됐다는 해석이 나왔다.

일명 정보지에 거론되고 있는 유력 정책실장 후보군은 기획재정부(현 재정경제부) 관료 출신인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행시 36회), 고형권BS그룹 부회장(행시 30회), 이호승 전 청와대 정책실장(행시 32회)을 비롯해 윤창렬 전 국무조정실장(행시 34회), 하준경 청와대 경제성장수석, 김성식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등이다.

현직 장관으로는 김정관 산업부 장관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정부의 대미 투자 압박이 심해지는 와중에 주무부처 장관을 이동시키기 부담스럽다는 기류가 감지된다는 것이 관가의 전언이다. 김 장관이 지난해 7월 취임이후 본인의 노력으로 대미투자관련 카운터파트너인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친밀한 관계를 형성했다는 것을 대내적으로 홍보해왔다. 결국, 이것이 김 장관이 정책실장으로 영전하는데 장애물이 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트럼프 정부의 관세 및 대미투자 협상은 ‘슈퍼갑’인 미국의 요구에 저항없이 받는 양상이라는 점에서 협상 테이블의 최전선인 김 장관을 바꿔서 판을 바꿔야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국책연구기관 한 박사는 “수세적인 대미투자협상 상황에서 판을 엎으려면 협상자를 바꾸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라며 “이런 의미에서 지금 러트닉 장관한데 을의 관계에 있는 김정관 장관을 바꾸는 것이 낫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장관의 발탁이나 청와대 내부 승진이 ‘김용범 시즌2’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전남·기재부·서울대 경제학과 선후배인 김 전 실장과 김 장관은 그동안 대미무역협상을 주도해왔다.

또 김 장관, 이형일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 후보자, 임기근 국조실장이 기재부 출신 행시 36회 동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김 장관이 정책실장으로 갈 경우 관계설정이 애매해질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세종 관가 한 관계자는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시절 기재부 변화를 요구해놓고 결국 주요 장관급 자리에는 기재부 출신들을 갖다놓았다”면서 “부동산, 세제,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 등 현 정부 지지율 하락을 가져온 경제정책들은 어디서 주도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oskym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