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 27일 국회에 메가특구 노동특례 검토안 보고

국가전략산업 경쟁력 강화 방점…직업훈련·고용안전망도 함께 추진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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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메가특구특별법이 새 정부의 ‘실용주의 노동정책’을 보여줄 첫 입법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정부는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바이오, 미래차 등 국가전략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메가특구 내 노동특례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최근 국회에 연구개발(R&D) 인력 근로시간 특례와 기간제 사용기간 연장 등을 포함한 검토안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정부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지난 27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게 메가특구 노동특례 검토안을 보고했다.

검토안에는 전략산업 투자와 연구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연구개발 인력 근로시간 특례와 기간제 근로자 사용기간 연장, 파견 대상 업무 확대,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기간 확대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고소득 연구개발 인력에 대해 근로시간 규제를 일부 적용하지 않는 이른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도 함께 검토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메가특구에 한정해 노동 유연성을 확대하는 대신 직업훈련과 전직 지원, 고용서비스 강화 등 사회안전망을 함께 확충하는 ‘유연안정성(Flexicurity)’ 모델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노동시장 유연성을 높이는 대신 근로자 보호 장치도 함께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산업계는 글로벌 기술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획일적인 노동규제가 국가전략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며 전략산업에 한정한 노동특례 도입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정부 역시 메가특구를 중심으로 대규모 투자와 연구개발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李 “‘2년 이상 고용금지법’ 돼 버렸다”

기간제법 손질은 이재명 대통령이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사안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3월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출범 토론회에서 “전부 1년 11개월짜리로 고용해 놓고 2년을 안 넘긴다. 3~4년 했으면 좋겠는데 법 조항이 오히려 장애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4월 국민경제자문회의와 민주노총 지도부 초청 간담회에서도 같은 취지의 발언을 이어가며 “기간제법이 상시 고용으로의 전환을 독려하기 위해 만든 법인데도 사실상 ‘2년 이상 고용금지법’이 돼 버렸다”고 지적했다.

현행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은 기간제 근로자를 원칙적으로 2년까지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초과하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비정규직 남용을 막기 위한 제도지만 기업들이 무기계약직 전환 부담을 피하기 위해 계약기간을 2년 미만으로 제한하는 이른바 ‘쪼개기 계약’이 반복되면서 오히려 고용 불안을 키운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정부 안팎에서는 메가특구법에서 기간제 사용기간 연장을 검토하는 것도 비정규직 보호라는 제도의 취지는 유지하되 현장에서 나타난 부작용은 보완하겠다는 실용적 접근의 연장선으로 보고 있다.

‘주52시간 특례’도 핵심…노동부도 ‘기류 변화’

메가특구법에는 연구개발 인력에 대한 근로시간 특례도 핵심 내용으로 검토되고 있다.

반도체와 AI, 바이오 산업은 프로젝트 단위 연구개발이 많아 특정 시기에 집중 근무가 불가피한 만큼 일정 요건 아래 근로시간 운영의 자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 산업계의 주장이다.

반도체특별법 논의 과정에서 제외됐던 연구개발 인력 근로시간 특례를 메가특구특별법을 통해 일부 반영하려는 시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노동부 내부 기류도 달라졌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노동부는 메가특구에 근로시간 특례를 두는 방안에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당시 노동부 고위 관계자는 “산업부에서 초안을 만들 수는 있지만 노동부가 받아들일 가능성은 제로”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지난 21일 국무회의 이후 관련 부처 협의가 본격화되면서 노동부도 “검토 중”이라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국무조정실이 추진하는 메가특구특별법 협의 과정에서 노동부도 노동특례의 범위와 적용 대상 등을 함께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메가특구특별법을 연내 제정한다는 목표 아래 관계부처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노동특례 도입 여부와 적용 범위는 향후 법안 심의 과정에서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fact0514@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