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에 대응…수익성도 고려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로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 사업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한미 간 관세 합의에 따른 20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프로젝트가 이르면 내달 말 발표될 예정으로 본격적인 실행 단계에 들어선 것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미국 텍사스주 엔시날에 총사업비 198억 달러(약 29조원)를 투입해 가스복합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사업을 놓고 미국 측과 막바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발전소 설비용량은 약 6.4GW(기가와트)로 계획됐다. 가스터빈발전 1.4GW와 가스복합발전 5GW를 합친 규모다. 설립 부지와 발전소 운영에 필요한 천연가스 장기 공급처도 확보됐다. 계획대로 추진되면 2030년 1단계 상업 운전에 들어간다.
사업은 프로젝트별로 설립되는 특수목적법인(SPV)을 통해 추진될 전망이다. 한국 정부가 한미전략투자기금을 활용해 SPV에 자금을 투입하고, 발전소 운영으로 발생한 수익을 바탕으로 원금과 이자를 회수하는 구조다.
양국은 지난해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이 연간 200억달러 상한으로 총 2000억달러를 미국에 투자하는 대미 투자 프로젝트를 포함한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에 합의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당시 합의된 대미 투자 계획을 실제로 이행하는 첫 사례가 될 예정이다. 이와관련, 정부는 오는 8~9월 발표를 추진하고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 22일 워싱턴DC 인근 덜레스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1호 프로젝트 선정을 위한 미국 측과의 협의가 “거의 막바지”라며 8월 말이나 9월쯤 확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양국 간 협의가 차질 없이 이뤄질 경우 이르면 다음 달 한미전략투자 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미국 투자위원회에 사업 추진 의사를 전달하게 된다.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종 승인하면 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로 확정된다.
정부가 첫 투자 대상으로 가스복합화력발전을 낙점한 배경으로는 미국의 전력 수요 급증과 이를 통한 상업적 합리성 확보가 꼽힌다.
최근 미국에서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이 확대되면서 전력 인프라 구축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당초 원자력발전소 건설 방안도 함께 검토됐으나 원전에 비해 가스복합화력발전이 건설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아 급증하는 미국 내 전력 수요에 적시에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전해졌다
가스복합화력발전소는 액화천연가스(LNG) 등을 연소해 1차로 가스 터빈을 돌린 뒤 배출되는 고온의 배기가스로 증기를 만들어 2차로 증기 터빈도 가동하는 방식으로 일반 화력발전소에 비해 효율이 높고 미세먼지 배출이 적다.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을 미국 내 AI 데이터센터 등에 장기 공급하는 사업 구조를 확보할 경우 대미 투자 펀드는 비교적 안정적인 투자 수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정부는 단순한 투자에 그치지 않고 국내 기업들이 대거 참여하는 ‘팀코리아’ 형태의 미국 시장 진출 지원책도 함께 구상하고 있다. 삼성물산 등 국내 건설사가 발전소 설계·조달·시공을 맡고, 두산에너빌리티 등이 가스터빈과 발전설비를 공급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향후 가스발전을 보완하기 위한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ESS)가 추가되면 국내 배터리 기업까지 수혜가 확산될 수 있다.
다만 정부는 구체적인 사업 내용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산업부 관계자는 “대미 투자 프로젝트와 관련해 정부는 미측과 긴밀히 협의 중이지만 1호 프로젝트의 구체적인 내용과 발표 시기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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