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족사건 수사배제 의무화

친족특례서 중대범죄 제외

與野 ‘장윤기 방지법’ 발의

해범 장윤기 사건과 관련해 직권남용 등 혐의로 입건된 전 광주 광산경찰서장(경무관)이 지난 23일 경찰청 특별수사단으로부터 조사를 받은 뒤 광주경찰청을 나서고 있다. [연합]
해범 장윤기 사건과 관련해 직권남용 등 혐의로 입건된 전 광주 광산경찰서장(경무관)이 지난 23일 경찰청 특별수사단으로부터 조사를 받은 뒤 광주경찰청을 나서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아린 기자] 살해범 장윤기 수사 과정에서 불거진 경찰의 수사 무마 논란을 계기로 가족 등 이해관계가 얽힌 사건에서 수사 비위가 벌어질 수 없도록 방지하는 취지의 법안이 국회에서 잇따라 발의되고 있다.

24일 국회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친족 관계가 있는 사건에 대한 수사를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형사소송법·형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현행 형소법은 법원 직원에 대해서는 친족의 사건에서 제척하는 제도를 두고 있지만 수사기관의 경우 내부 지침 수준에 머물러 있다. 경찰청 범죄수사규칙은 본인이나 친족이 연루된 사건 등 수사의 공정성을 의심 받을 염려가 있는 경우 수사 직무에서 제척되도록 하지만 이는 내부 훈령이며 위반 시 처벌하지는 못한다.

개정안은 경찰과 검찰 등 수사기관 종사자가 피의자나 피해자와 친족 사이이거나 이해관계가 얽힌 사건을 즉시 제척·기피해야 하는 의무 규정을 형소법에 신설했다.

함께 발의된 형법 개정안은 수사기관 종사자와 법관 등이 제척·기피 사유가 있는 사건을 인지하고도 회피하지 않고 직무를 수행한 경우 처벌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개정안은 장윤기를 수사하던 경찰관이 장씨의 아버지이자 경찰 간부인 장모 경감과 유착해 부실 수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이를 방지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다는 취지로 발의됐다.

이 의원은 “이른바 상피제 도입을 통해 수사기관의 제 식구 감싸기나 봐주기 수사를 제도적으로 방지하고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공정한 수사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도 비슷한 내용의 형소법 개정안을 발의하고 “사건 관계인의 의도적 수사 은폐를 차단할 제도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이 장윤기 사건의 본질”이라며 “경찰 또는 검사가 이해충돌이 있으면 사건에서 반드시 배제되도록 꼼꼼히 살피겠다”고 했다.

가족이라도 살인과 성폭력 등 중대범죄에 대한 증거를 인멸하는 경우 처벌받도록 하는 입법도 추진된다.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6일 이 같은 내용의 형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현행 형법은 가족의 범죄는 숨기더라도 면책받을 수 있는 ‘친족 특례’를 유지하고 있다. 장윤기의 아버지는 현직 경찰관의 신분으로 아들의 성범죄를 입증할 수 있는 핵심 증거를 폐기했으나 친족간 특례에 따라 처벌을 면했다.

개정안은 중대범죄신상공개법에 따른 살인 등 특정 중대범죄의 경우 친족이 저지른 범죄 증거를 인멸하면 지금처럼 일률적으로 처벌을 면제하는 대신 법원이 사안의 중대성에 따라 처벌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

이 의원은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중대범죄의 진실이 혈연관계 뒤에 가려지지 않도록 현행법의 사각지대를 바로잡겠다”고 했다.

앞서 정성호 법무부 장관도 이와 관련해 “광주 여학생 피습 살인 사건의 범인인 장윤기의 아버지가 현직 경찰 신분으로 증거를 인멸했던 사실이 드러났다”며 “친족 특례 역시 개선돼야 할 부분은 없는지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ari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