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보건 비상 속 분디부교형 R&D공모
현장형 분자·신속진단 육성 ‘핀셋지원’
이민원 대표 “감염병 대응공백 메울것”
세계보건기구(WHO)가 아프리카 분디부교형 에볼라바이러스병 유행에 대해 국제공중보건비상사태(PHEIC)를 선언한 가운데, 국내에서 분디부교형 에볼라 진단 분야의 연구·개발(R&D)에 특화해 지원하는 사업이 단독으로 추진된다.
국제보건기술연구기금(라이트재단)은 분디부교 바이러스병을 포함한 에볼라 진단 대비·대응 역량 강화를 위해 제품개발연구비 특정 분야 지원사업 공고를 추진한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지원사업은 지난 3월 라이트재단 수장으로 취임한 이민원(사진) 대표의 첫 주요 행보다.
콩고민주공화국(DRC)과 우간다를 중심으로 유행 중인 분디부교 바이러스는 기존 자이르형과 달리 승인된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어 진단을 통한 초기 격리와 전파 차단이 유일한 대응 수단이다. WHO에 따르면 7월 초 기준 DRC 내 확진자는 1600명을 넘어섰고 치명률은 32%에 육박한다.
그러나 유행 초기 현장 지방 검실에서 표준 GeneXpert로 검사한 검체들이 음성 판정이 나왔다가 이후 국립생의학연구소(INRB)의 추가 분자진단 및 유전체 분석을 통해 분디부교형으로 뒤늦게 확진되는 등 기존 진단 체계의 치명적인 공백이 드러났다
이민원 라이트재단 대표는 지난 15일 헤럴드경제 인터뷰에서 “국내 기업이 보유한 우수한 진단 기술력을 활용해 글로벌 보건 현장의 공백을 메우고자 이번 지원사업 공고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지원사업은 기초 연구 단계가 아닌 이미 개념검증이나 예비 성능자료를 확보한 기존 진단제품과 플랫폼을 중저소득국 환경에 맞춰 고도화하고 검증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현장에서 즉시 활용 가능한 ‘현장형 분자진단(point-of-care molecular diagnostics)’과 ‘신속진단검사(RDT)’가 우선 지원 대상이다. 전력 공급이 불안정한 현지 의료 인프라를 고려해 실온 보관이 가능하고 검체 전처리가 간소하며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제품 개발을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라이트재단은 이번 에볼라 진단 R&D 공모에 과제당 최대 5억원을 최대 9개월로 지원하며 긴급 상황에 걸맞은 신속성을 확보했다. 공모 참여를 위해서는 대한민국 법인 1개 이상이 필수로 포함돼야 하며 실제 아프리카 현지 임상시험과 검체 확보를 원활히 진행하기 위해 중저소득국 소재 기관이나 연구소와의 컨소시엄 구성을 권장한다.
라이트재단은 국내의 검증된 바이오 기술력을 바탕으로 기존 제품을 단기간 내 고도화해 실제 공공조달시장으로 진입시키는 ‘핀셋 지원’을 차별성으로 내세운다. WHO는 지난 5월 말 체외진단제품에 대한 긴급사용목록(EUL) 신청 절차를 개시한 상태다.
이 대표는 보건복지부 의약품정책과장, 국제협력담당관,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센터장, 제네바 대표부 보건관 등을 거치며 30년간 글로벌 보건행정 일선에서 활약한 베테랑이다.
라이트재단은 보건복지부와 게이츠재단,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공동 출자해 설립한 민관 협력 기금이다.
이 대표는 “정부와 국제 공여기관, 기업의 가교 역할을 하는 라이트재단을 통해 한국의 바이오 기술이 인류의 보건 형평성 제고와 감염병 퇴치에 기여할 수 있도록 중장기적 대응 로드맵을 확고히 다져나가겠다”고 밝혔다.
최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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