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 이튿날인 4일(현지시간) “궁극적으로 이 일(마두로 체포)이 베네수엘라의 사회·정치 전 분야에 걸쳐 역사적인 포괄적 전환으로 이어지길 바란다”며 “더는 마약 밀매가 없어야 하며 이란·헤즈볼라의 존재도 용납할 수 없고, 석유 산업을 이용해 세계의 우리 적들을 부유하게 하는 일은 더는 안된다”고 말했다. 또 마두로 대통령 축출 후 베네수엘라에서의 미국 역할에 대해 “정책을 운용하는 것이고, 정책 목표는 미국에 유익한 변화를 베네수엘라에서 보는 것”이라고 했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안정적인 정권 이양이 이뤄질 때까지 우리가 베네수엘라를 운영하겠다”고 한 발언을 해명하며 향후 미국의 개입 방향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밝힌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직접 통치하거나 당장 새 정권을 구성하기 보다는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이 이끄는 현 정부를 압박해 미국의 이익에 온전히 부합하는 정책을 강제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로드리게스 부통령에 대해 “옳은 일을 하지 않는다면 마두로보다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말해 압박을 가중했다.

미국은 마두로 대통령 축출이 ‘마약 밀매’ 혐의 피고인에 대한 정당한 법집행이라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지만, 유엔 회원국인 엄연한 주권국가의 영토를 무력으로 침입해 정상을 체포한 행위는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세계 뿐 아니라 미국 내 여론도 엇갈리는 양상이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감행한 군사 작전의 배경에 대해선 사실상 일치된 분석이 나온다. 미국이 아메리카 대륙(서반구)에서의 영향력 강화, 세계 매장량 1위인 베네수엘라 석유 이권 장악, 불법이민·마약 단속 등을 노린 조치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외부 세력이 서반구에서 우리 국민을 약탈하고, 우리를 반구 안으로 밀어 넣거나 밖으로 몰아내는 것을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베네수엘라 사태는 글로벌 수준에서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을 대폭 키웠다. 중국은 베네수엘라의 최대 석유 수입국이자, 미국과는 중남미 각국의 좌우 정권을 두고 영향력 경쟁을 하고 있다. 미중 갈등 격화 속에서 이번 사태가 중국의 대만 위협에 빌미가 될 수도 있다. 북한의 핵 집착도 더 강해질 수 밖에 없다. 세계 유가와 환율, 금융시장 영향도 예의 주시해야 한다.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것과 함께 우리로선 베네수엘라를 반면교사 삼는 것도 중요하다. 베네수엘라는 국가권력에 대한 민주적인 통제력과 보유 자원에 대한 자기 관리 능력을 잃었으며, 정치갈등 속에서 경제력은 후퇴했고 국민들은 분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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