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건보 재정 적자 전환, 2030년 준비금 고갈 전망
특사경 도입·수가제 개편·국고지원 확대 등 정부 대책 총동원
국민 80% “보험료 인상 반대”…재정 안정 vs 수용성 갈림길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내년도 건강보험료율이 오는 28일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결정된다.
지난 정부는 국민 부담을 덜기 위해 2년 연속 건강보험료율을 동결했다. 하지만 건강보험 재정은 당장 내년부터 적자로 돌아서, 2030년 준비금 고갈이 예고된 상황이다. 새정부는 역대 정부에선 단 한번도 지키지 않았던 법정 국고지원율에 부합하는 국고를 지원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 특별사법경찰(특사경) 제도 도입을 통해 건보재정 누수를 막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여전히 ‘역부족’이란 평가가 나온다.
26일 정부가 발표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따르면 이재명 정부는 건강보험 재정 안정성을 위해 현재 14%에 불과한 국고지원율을 법정 기준인 20%까지 확대할 게획이다. 국민건강보험법은 정부가 보험료 예상수입액의 20%를 국고와 국민건강증진기금에서 지원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역대 어느 정부도 이 원칙을 지킨 적이 없어 지원율은 매년 13~14% 수준에 머물러 왔다.
정부가 국고지원금을 확대하는 것은 건강보험 재정 압박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고령화로 보험료를 내는 생산가능인구는 줄어드는데, 보험 혜택을 받는 인구는 늘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현행 제도를 유지할 경우 건보 재정은 당장 내년 적자로 돌아선다. 또, 보험료 수입에서 지출을 빼고 남은 돈을 적립해 둔 누적 준비금도 2030년 소진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건보공단이 최근 제출한 ‘건강보험 진료비 현황’ 자료를 보면, 2020년 86조9544억원이던 건보 전체 진료비는 4년 만에 약 29조2964억원(33.7%)이 증가해 지난해 116조2509억원까지 늘었다. 입원·외래·약국 진료비 중에서 외래 진료비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외래진료비는 2024년 51조5044억원으로, 2020년(36조2148억원)보다 42.2%(15조2896억원)나 늘었다.
이에 정부는 국고지원금을 늘리는 동시에 국민건강보험공단 특사경 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사무장병원 등 불법 개설 의료기관 부당이득 환수율이 7%에 불과한 상황에서, 평균 11개월 걸리던 수사 기간을 3개월 안팎으로 단축해 신속 환수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지난 14년간 사무장병원으로 인한 건보 재정 누수 규모는 3조4000억원에 달하지만 실제 징수액은 2000억원에도 못 미쳤다.
문제는 정부의 국고지원금 확대 등에도 건보재정 정상화가 어렵다는 점이다. 김재헌 무상의료운동본부 사무국장은 “법정 지원율 20%를 지켜도 초고령화 사회에서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일본(28%), 대만(36%) 수준으로 확대하고, 국고지원 일몰 규정을 폐지해 항구적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회 입법조사처도 ‘예상수입액 20%’ 대신 ‘지지난해 결산 수입액 기준 20%’로 바꿔야 한다고 제언했다.
건보재정 정상화를 위해선 보험료율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여론은 인상 반대가 압도적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조사에서 국민의 77.6%는 보험료가 “부담된다”고 답했으며, 내년도 보험료율은 ‘동결해야 한다’ 45.2%, ‘인하해야 한다’ 35.1%로, 인상 반대 응답이 80%를 넘었다. 인상해야 한다는 응답은 19.7%에 그쳤다. 반면 간병비 급여화(55.7%), 상병수당 도입(51.4%) 등 혜택 확대에는 긍정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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