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카카오톡 등 SNS를 통한 시간의 경계가 없는 노동으로 스트레스 등 정신적 질병을 앓고 있다면 산업재해로 인정될까. 아직 법률 규정만으로 본다면 산재 인정은 어려워 보인다. 정신적 건강에 대한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의 대응은 여전히 걸음마 수준이기 때문이다.

다만 SNS, 스마트기기를 통한 장시간 노동이 근로자의 산업안전보건, 특히 정신적 안전보건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보고서 등이 나오는 등 산재로 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최근 김기선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이 펴낸 ‘스마트기기 업무 활용의 노동법적 문제’ 보고서를 보면 현재 산업안전보건법상 ‘정신적 스트레스’ 또는 ‘직무스트레스’와 관련해 “사업주는 근로자의 신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 등을 줄일 수 있는 쾌적한 작업환경을 조성하고, 근로조건을 개선해 근로자의 안전과 건강을 유지ㆍ증진시키는 한편 국가의 산업재해 예방시 대책에 따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현행법 상 장시간 근로, 야간작업을 포함한 교대작업, 차량운전 등이 전업(專業)으로 하는 경우에만 해당된다. 아직 SNS, 스마트기기에 따른 장시간 근로와 관련된 신체적 피로, 정신적 스트레스의 연관성이 법에는 규정돼 있지 않은 것이다.

국내와 달리 외국에서는 업무외 시간에는 이메일 기능을 차단하는 등 근로자들을 정신적 스트레스로부터 보호할 법안 발의가 추진되고 있다.

독일 폴크스바겐의 경우 근로자의 휴식시간에 업무상 연락을 하는 것을 기술적으로 차단하는 조치를 하고 있다. 노사가 맺은 단체협약을 통해 근무시간 종료 30분 이후 회사 이메일 기능을 차단한다. 주말에도 노동자들은 업무상 이메일을 받지 않아도 된다. 스마트폰 등 정보통신장치 등으로 형성되는 근로자와의 24시간 연락이 가능한 상황을 차단해 근로자의 정신적 스트레스를 막기 위한 것이다. 독일은 또 정신적 부담으로부터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안티스트레스법안’을 추진 중에 있다.

김기선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독일은 SNS, 스마트폰 등으로 지속되는 노동으로부터 근로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근로시간과 휴게시간을 명확하게 구분하고 충분한 휴게시간을 보장하는 내용의 ‘안티스트레스법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이들 정보통신기기를 통한 정신 질환을 산재로 포함하는 내용 등의 입법적 논의와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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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퇴근 후 가정에서 업무를 보고 있는 여성[사진=헤럴드경제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