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화 강세에 ‘쇼핑 관광’ 비상…사드 후폭풍에 관광업계 촉각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정부는 올해 외국인 관광객 1650만명을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정하고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원화 강세에 사드 배치 논란 등 악재가 불거지면서 “목표 달성에 빨간불이 켜진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16일 법무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은 820만3747명으로 목표치의 절반인 825만명에 근접하고 있다. 하지만 목표 달성에 필수적인 제반 환경은 결코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우선 환율 악재가 뼈아프다. 원ㆍ달러 환율이 1100원선 밑으로 떨어지는 등 원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쇼핑 관광객’ 유치에 비상이 걸렸다. 쇼핑은 태생적으로 환율 변화에 취약하다는 약점을 갖고 있다. 2014 외래관광객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외국인 72.3%는 한국 여행을 고려하는 요인으로 ‘쇼핑’을 꼽기도 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 가운데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중국인은 쇼핑을 위해 국내를 찾는 경향이 더 강하기 때문에 원화 강세가 계속될 경우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 7월 정부가 발표한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체계 배치 결정도 변수로 떠올랐다. 중국 정부는 한국의 사드 배치와 관련 공식적인 제재안은 발표하지 않았지만 한류 스타가 참가할 예정이었던 현지 행사가 취소되고 비자 발급 규정이 엄격해 지는 등 사드 보복이 사실상 시작된 상황이다.
때문에 올해 급성장세를 보이던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관광공사 통계에 따르면 사드 한국배치 발표 이전 5주간(6월4일~7월7일) 중국인 88만7000여명이 한국을 방문한 반면 발표 이후 5주(7월8일~8월10일) 동안에는 102만8000여명이 한국을 찾아 사드전에 비해 외려 15.9%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표면적으로는 늘어났지만 여행상품 예약이 통상 3~4개월 전부터 미리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안심하기에 아직 이르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중국 언론과 네티즌들이 사드 배치에 대한 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있어, 향후 제재 강도가 더 강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때문에 중국 의존도가 높은 기존의 국내 관광산업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한국은 한류ㆍ쇼핑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서울ㆍ제주를 제외하면 대표적인 관광지라 부를 수 있는 곳도 많지 않은 실정이다. 2014년 외국인 관광객이 국내 여행지를 찾은 비중을 조사한 결과 서울(80.4%)과 제주(18.0%)가 1, 2위에 오르며 전체 98% 이상을 차지했다.
외국인의 재방문율도 감소하는 추세다. 2011년에는 4회 이상 한국을 방문한 유커 비중이 10%를 넘었지만 4년 뒤에는 4.8%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저가 여행이나 단체 관광객 중심의 운영, 불친절 등도 문제로 꼽힌다.
한국과 대조적으로 일본은 특유의 친절함과 품질 높은 서비스, 지방마다 고유한 특색과 즐길거리가 잘 갖춰져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례로 규슈(九州) 산골에 있는 작은 온천마을인 유후인(由布院)을 찾는 관광객은 연간 400만명을 넘는다.
장병권 호원대 호텔관광학부 교수는 “그동안 증가하는 방문객으로 인해 양적 성장만을 추구한 나머지 지속가능한 외래객 유치를 위한 논의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며 “관광부문에 있어서 ‘지속가능성’을 중요한 정책목표로 삼아야 할 시점이 왔다”고 지적했다.
bigroot@heraldcorp.com

